자료 제출 늦었다고 이명박 정부 ‘80% 제한’

15년간 이어진 기준… 노조 “설명 못들었다”

노사 ‘100%’ 단체협약 맺었지만 감사 지적

총인건비 제재 vs 노사 협약 위반 막다른 구조

22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성과급 100% 정상화가 아닌 90%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파업 참여 대상 인원 1만2천여명이 23일 오전 9시 총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진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역 모습. 2025.12.22 /연합뉴스
22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성과급 100% 정상화가 아닌 90%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파업 참여 대상 인원 1만2천여명이 23일 오전 9시 총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진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역 모습. 2025.12.22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성과급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2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철도노조가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노사 합의와 정부 지침 가운데 어느 하나도 지킬 수 없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임금체계가 놓여 있다.

현재 코레일 경영진도 성과급 정상화를 호소하는 등 철도 노사 양측은 성과급 문제를 두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사가 합의한 대로 성과급을 기본급 100% 기준으로 지급하면 정부의 총액인건비 규제를 넘겨 제재가 불가피하고, 반대로 정부 기준을 따르면 단체협약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지급해도, 지급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는 ‘막다른 구조’가 있는 것이다.

이런 교착 상태의 출발점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철도노조 파업 국면이 겹치자 임금 관련 자료 제출이 지침보다 늦어졌다는 이유로 코레일 성과급 기준을 기본급의 80%로 제한했다. 단기 제재 성격의 조치였지만, 이후 이 기준은 15년 가까이 유지돼 공공기관 가운데서도 유례없는 사례로 남았다. 노조는 이와 관련한 명확한 설명을 현재까지도 기획재정부로부터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상황은 2018년 달라졌다. 코레일 노사는 성과급을 기본급 100%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실제 이를 한때 적용했다. 그러나 2022년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총액인건비 관리 문제가 지적됐고, 기재부 장관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성과급 기준을 다시 단계적으로 80%로 복귀하도록 조치했다. 이때부터 노사 합의와 정부 기준이 상충하기 시작했다.

철도 총파업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구로차량기지에 전동차들이 세워져 있다. 전국철도노조는 23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참여할 예정으로, 필수유지인원(근무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준법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5.12.22 /연합뉴스
철도 총파업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구로차량기지에 전동차들이 세워져 있다. 전국철도노조는 23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참여할 예정으로, 필수유지인원(근무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준법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5.12.22 /연합뉴스

공공기관인 코레일의 임금은 기재부가 매년 정하는 총액인건비 범위 안에서 운영된다. 기본급과 수당, 성과급을 모두 합친 인건비 총량을 넘길 경우 이듬해 인건비 제재나 경영평가상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성과급을 100% 지급하면 정부 제재 위험이, 총액인건비를 맞추면 단체협약 위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노동계는 이 문제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과거 정부에서 시작된 80% 기준이 고착되면서 매듭이 엉킨 만큼, 성과급을 100%로 정상화하되 그로 인한 총액인건비 초과 문제 등을 현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코레일과는 총액인건비 초과 시 대응 방안을 이미 합의했다. 문제는 성과급이 왜 100%로 지급되지 않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90%밖에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이유를 기재부에서 명확히 제시해야 노조도 조정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데, 기재부는 어떠한 설명도 전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와 관련 기재부가 성과급 100%가 아닌 90%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1만2천여 명이 23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참여한다고 22일 밝혔다.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따라 운행률은 각각 KTX 56.9%, 수도권 전철 63% 등 전체 75.4% 수준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