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접경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해 균형발전과 남북 경제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본격화했다. 사진은 한강하구와 북한 모습. 2025.1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정부가 접경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해 균형발전과 남북 경제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본격화했다. 사진은 한강하구와 북한 모습. 2025.1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정부가 접경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해 균형발전과 남북 경제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본격화했다. 통일부가 최근 확정한 ‘제1차 평화경제특구 기본계획’은 그동안 안보 논리에 가려져 낙후를 감내해 온 접경지역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는데, 대통령의 약속이 정책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경기북부와 인천 접경지역은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 보호와 각종 개발 규제로 산업과 인구 유입이 제한돼 왔다. 안보를 이유로 국가 발전의 부담을 떠안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대안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평화경제특구는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고 접경지역을 남북 경제 협력의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시도다. 조세 감면과 규제 완화, 남북협력기금 등 국비 지원을 통해 지역 발전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경기북부에서는 고양·파주·김포·동두천·양주·연천·포천·가평 등 8개 시군이 평화경제특구 지정 대상 지역이다. 인천에서는 강화군이 공모 참여를 준비 중이다. 통일부는 내년 2월 공모를 공식화할 예정이며, 이에 맞춰 경기도와 인천시는 개발계획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북 교류 협력과 연계된 공간 조성을 의무화하고, 특구 면적의 일정 비율을 평화 기능에 할애하도록 한 것도 상징성과 실효성을 함께 고려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관광·문화·서비스 산업까지 함께 육성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기에, 지역(지자체) 입장에서는 특구 지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5개 권역으로 특구 구상을 제시하면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 보여주기식 계획이나 단기 개발 논리에 치우친 공모가 돼서는 곤란하다. 접경지역의 역사성과 주민 삶, 남북 관계의 현실을 함께 반영한 실질적 계획이 우선돼야 한다. 중앙정부의 역할 역시 조정자이자 책임자로서 더욱 중요해졌다. 평화경제특구는 단순한 지역 개발 정책이 아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오랜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자, 국가에는 평화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시험대다. 지자체는 철저한 계획 아래 준비를, 정부는 공모 선정 과정에 또 다른 피해나 차별이 없도록, 유념해서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