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문예분야 0.91% 추락
문예회관·뮤지엄파크 제외 ‘타격’
꾸준히 늘다 내년도 600여억 줄어
‘국제’ 디아스포라영화제 ‘우하향’
“창작 지원·시민 교육 투자 필요”
인천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대규모 문화 인프라 조성뿐 아니라 순수 문화예술 등 필수 예산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러한 지원 없이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공약한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즐거운 도시’ 만들기는 어렵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인천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은 대규모 사업 등에 치우친 경향을 보인다. 이 분야 예산은 민선8기 지속적으로 늘다가 내년도 본예산에선 600억여원 줄었다. 올해 예산에 각각 250억원, 200억원이 반영됐던 ‘인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과 ‘인천뮤지엄파크 조성사업’ 예산이 제외된 것이 컸다. 인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은 올해 완료됐고, 인천뮤지엄파크는 이월 예산으로 사업 지속이 가능해 인천시가 추가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인천시 문화예술의 근본을 다지기 위한 예산은 외면받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디아스포라영화제’다. 이 영화제는 인천시가 인천시영상위원회를 통해 13년 동안 육성한 인천의 유일한 국제영화제이면서, 아시아에서 유일한 ‘디아스포라’ 영화제다. 인천시는 최초의 이민이 시작된 도시이자 다양한 이주를 품은 도시라는 정체성을 이 영화제로 부각했고, 이는 재외동포청을 유치하는 원동력이 됐다. ‘디아스포라’는 인천의 대표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런데 관련 예산은 오히려 ‘우하향’하고 있다. 디아스포라영화제 예산은 2023년 10억6천만원이었다가, 국비 지원이 사라진 2024년 9억1천만원, 올해 7억6천만원으로 점점 줄었다. 내년도 본예산에서는 디아스포라영화제 예산이 6억원으로 또다시 삭감됐다. 인천시가 인천시영상위원회에 지원하는 영화·영상산업 육성 예산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연계된 디아스포라영화제 예산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 영화인은 “지역 영상 인력 육성, 창작 지원 등 영상 관련 사업이 전체적으로 줄면서 지역 영화·영상 창작자들의 기회도 점점 적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에서 제작된 독립영화 ‘3학년 2학기’가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의미 있는 관객 동원을 하는 등 인천 영화의 성과가 좋다”며 “인천 영상 예술·산업 지원을 늘리면 더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천시만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각종 행사나 축제 지원 예산뿐 아니라, 시민이 직접 수혜를 받는 문화예술교육 관련 예산도 대대적으로 삭감됐다.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추진돼 온 인천지역 문화예술교육 사업 전반에 대한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관련 사업을 기획해 온 한 미술작가는 “정부 보조금의 지방이양 기조에 따라 국비가 없어도 인천시가 기존 사업을 이어받아 예산을 지속 지원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계속 문화예술교육 예산을 줄이고 있다”며 “문화예술교육은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다. 결과적으로 시민이 향유할 문화 콘텐츠가 축소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동혁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은 “‘문화예술 분야 예산 3%’는 도시 정책 패러다임을 ‘경제와 개발’에서 ‘문화와 사람’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구체적인 예산 확보 로드맵을 세우고, 집행 내역과 성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대형 시설 건립과 대규모 일회성 행사 중심의 예산 편성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공간 운영, 예술인 창작 지원, 시민 문화예술 교육 등 보이지 않는 토대를 다지는 데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박경호·김희연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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