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 아래, 사람과 생각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
다양한 서적·제로웨이스트 물품 판매
시민단체 보금자리·아동센터 등 자리
각종 의제 토론… 3월 ‘협동조합’ 출범
인천 연수구 청학동 문학산 아래 조용한 동네에는 특별한 책방이 있다. 고즈넉한 외관의 건물에는 ‘안골책방’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쪽에는 책장이 놓여 있고, 다른 한쪽에는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자리한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토론을 나누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안골책방은 다양한 서적과 제로웨이스트 물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최근 만난 박수현 안골책방 책방지기는 이곳을 “사람이 모이고 연결되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안골책방이 들어선 3층짜리 건물은 여러 시민단체의 보금자리다. 지하에는 동네 아이들과 부모를 위한 ‘짱뚱이어린이도서관’이, 1층에는 안골책방과 연수평화복지연대, 인천여성회 등이 함께 쓰는 사무실이 있다. 2층과 3층에는 지역아동센터인 ‘늘푸른교실’이 자리 잡고 있다. 매주 두 차례는 장애청년들이 운영하는 라면 식당 ‘함께라면’도 책방 한쪽에서 문을 연다.
각자의 공간에서 활동하던 단체들은 지난해 1월 연수구 청학동 주택가에 함께 머물 공간을 마련했다. 박씨 역시 인천여성회 연수구지회에서 활동하며 이곳에 오게 됐다. 공간을 더 잘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동네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안골책방’이 탄생했다. 여러 단체가 함께하던 책모임을 이끌던 박씨는 안골책방의 대표를 맡게 됐다.
안골책방에서는 페미니즘과 기후 위기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토론은 시민들을 모이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박씨는 뜻이 맞는 시민들과 지난 3월 ‘햇빛모아시민발전협동조합’을 출범했다. 박씨는 “기후 위기에 대해 토론하며 햇빛이라는 공공 자원의 이익이 시민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태양광 발전이 개인 사업이 아니라 시민의 출자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범한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안골책방이 위치한 연수구 청학동은 이주배경 여성과 아동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박씨는 이곳이 모든 주민이 일상처럼 찾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그가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한 계기와도 맞닿아 있다. 박씨는 “7~8년 전 육아로 힘들어 고립됐다고 느꼈던 시기에 짱뚱이어린이도서관에서 부모 강좌를 들었다”며 “책모임 등을 이어가며 인천여성회까지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임이 끝난 뒤 함께 밥을 먹으며 세상과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공간이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따뜻함을 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안골책방은 오늘도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씨는 “책방 한편에서 라면과 중고 옷을 파는 이유는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며 “안골책방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들며 살아갈 힘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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