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지법·수정법 등 완화 추진

정부 ‘비수도권 우대’ 극복 미지수

23일 오전 인천 강화군의 한 해안이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강화·옹진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수많은 규제 중 군사보호구역 범위를 대폭 줄이는 내용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발의되었다. 2025.12.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3일 오전 인천 강화군의 한 해안이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강화·옹진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수많은 규제 중 군사보호구역 범위를 대폭 줄이는 내용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발의되었다. 2025.12.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강화·옹진군 발전을 가로막던 규제들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국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관련법 개정으로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정부의 강력한 ‘비수도권 우대’ 기조까지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 11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군사기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제한보호구역(군사작전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역 등) 범위는 현행 ‘군사분계선 이남 25㎞’에서 10㎞로, 민간인통제선(군사 작전상 민간인 출입을 막고자 지정한 선) 범위는 ‘군사분계선 이남 10㎞’에서 5㎞로 조정하는 내용이 뼈대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강화·옹진군의 발전을 저해하는 여러 규제 중 하나(10월24일자 3면 보도)였다. 건축·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기업 유치나 생활 인프라 확충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옹진군은 북도면과 영흥면을 제외한 모든 행정구역(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여기에 속하고, 강화군도 교동도 등 상당 지역이 민간인 통제구역이라 자유로운 개발이 어렵다.

군사기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병주(민·경기 남양주시을) 의원은 제안 이유로 “국방부도 군사시설 보호구역 규정을 유지한 채 산업단지나 신도시 조성 등 필요할 때마다 개별 구역을 해제하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제도의 비합리성을 사실상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군사시설 인근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인 희생에는 정당한 보상과 함께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적었다.

강화·옹진군 대표 규제인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도 개정될 전망이다. 이 법은 배준영(국·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이 개정 방향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이다. 수정법은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킬 목적으로 1982년 처음 제정됐는데, 이로 인해 수도권에는 학교나 공공청사, 공장, 업무·판매용 건축물 등 ‘인구집중유발시설’ 신설 또는 증설이 제한된다.

배 의원은 “강화·옹진군, 경기 연천·가평군은 인구감소지역임에도 지역 발전을 위한 인구 및 산업 유치 기회를 잃고 있다. 수정법 적용 대상에서 4개 지역을 아예 제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차선책으로는 현재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만으로 구분된 수도권 권역에 ‘인구감소권역’을 추가해 맞춤형 정책을 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처럼 국회에서 수도권 역차별 해소 움직임을 보이지만, 정부 주도의 ‘수도권 소외’ 기조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기업 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의 경우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수도권 일부(인구감소지역, 접경지역)도 지정 가능하다고 분명 명시돼 있지만, 이제껏 수도권은 한 번도 지정된 적이 없다.

인천연구원 이종현 도시공간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최근 재정 지원이나 예산 배분 등에서 수도권은 차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법을 만들어놔도 행정에서 차별이 일어나기 때문에 관련법 개정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기 힘들다. 정부 기조가 바뀌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