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 빠지고 팔 못 들면… 오십견 아닌 ‘회전근개 파열’

60대 절반·80대 80%가 ‘손상’ 가능성

경미할 경우엔 수술없이 ‘회복’ 충분

김용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용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

팔을 들 때마다 묵직하게 아프고 어깨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거나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게 힘들어진다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견갑골과 상완골로 이뤄진 어깨 관절은 골프티(견갑골) 위의 골프공(상완골)처럼 불안정한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런 이유로 어깨가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여러 구조물이 있다. 그중 마치 야구 선수가 공을 잡고 있는 것처럼 상완골을 감싸 쥐고 있는 근육주머니가 바로 ‘회전근개’다.

회전근개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팔을 들어 올리는 ‘시동’을 걸어주는 것이다. 겉에서 만져지는 큰 어깨 근육인 삼각근이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그 속에서 팔을 감아 올려주는 회전근개의 기능이 없다면 근력은 떨어지고 심하면 팔이 아예 올라가지 않기도 한다. 가동 범위는 감소하지만 근력은 유지되는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과는 이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이름 때문에 다치거나 충격으로 발생할 것 같지만, 주된 원인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퇴행성 변화다. 회전근개는 견봉이라는 뼈와 상완골 사이에 끼어 있는 조직이라 마치 신발과 발뒤꿈치 사이에서 양말이 닳듯 점차 손상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 인구의 절반, 80대 이상 80% 이상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회전근개 손상이 있을 수 있다. 특별히 다친 적이 없어도 반복되는 어깨 사용이나 잘못된 자세, 단순한 노화만으로도 회전근개는 점차 약해지고 찢어질 수 있다. 노화와 과사용으로 어느 정도 마모되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는데, 이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하거나 다치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가동범위 끝에서 쏘듯이 아프고, 옷을 갈아입거나 높은 선반에 팔이 닿지 않는 등 당장의 불편함이 심한 오십견과는 달리, 회전근개 파열은 초기에는 묵직하고 깊은 통증으로 시작하며 근력 약화도 뚜렷하지 않아 “그냥 좀 쉬면 낫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회전근개 파열은 점차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팔을 들기 힘들거나 평소와 다르게 ‘어깨에 힘이 빠진다’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어깨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한다.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오십견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하다.

경미한 회전근개 손상은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회전근개 자체가 문제라면 대개 위쪽 회전근개(극상건)가 먼저 손상되므로, 앞뒤 회전근개(견갑하건과 극하건)를 강화해 손상의 진행을 늦추도록 한다. 파열 범위가 넓어 근력이 약화되는 게 느껴질 정도로 심할 때는 봉합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회복 과정에서의 재활이 중요하다. 일상 복귀까지 3~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어깨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관절이기 때문에 올바른 사용 습관이 중요하다. 가급적 팔꿈치를 어깨보다 아래에 두고 팔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규칙적인 스트레칭으로 가동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 팔꿈치를 몸에 붙인 상태에서 고무줄을 잡고 팔을 천천히 안쪽과 바깥쪽으로 돌리는 ‘내외회전 운동’은 회전근개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자가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