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선인양조 ‘팔뚝집삼오주’ K-라이스페스타 대상

완판 행렬 김창수위스키 대표 “가장 맛있는 한잔 목표”

한국 첫 싱글몰트 ‘기원 위스키’ 숙성된 달콤한 풍미 일품

APEC 만찬주 ‘배혜정도가 유자 막걸리’ 등… 세계적 활약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경기도의 술들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까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유수의 상을 받아 인지도를 높이는가 하면,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의 공식 만찬주로서도 활약했다. 다양한 경기도의 술을 통해 사람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맛’을 보고 느끼는 즐거움을 찾아보기도 한다.

최근 국산쌀로 만든 우리술과 쌀 가공식품을 발굴하고 홍보하기 위한 ‘2025 우리쌀·우리술 K-라이스페스타’에서 우리술 고도발효주 부문의 대상에 ‘팔뚝집삼오주’가 선정됐다. 양주에 위치한 선인양조에서 만든 술로 1년에 한 번 음력 정월 말의 날에 빚고, 술을 짜는 날도 정해져 있다. 옛날에는 장원급제주였고, 요즘은 승진·합격주로 선물하는 술이 됐다는 것이 선인양조의 설명이다. 고문헌에 등장하는 천년이 넘은 술. 매해 해당 날에 맞춰 빚어내는 술은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선인양조는 이것을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김미숙 농업회사법인 선인양조 대표. 2025.12.2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김미숙 농업회사법인 선인양조 대표. 2025.12.2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궁중음식을 배우고 가게까지 했었던 선인양조의 김미숙 대표는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술을 빚기 시작했다. 그는 “음식은 간이 잘 맞는 것이 중요하지만, 소량으로 담그는 술 맛의 영역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다”라며 “경남에서 오는 토종밀, 누룩을 띄울 때 쓰는 볏짚, 양주쌀에서 나오는 미생물 등이 모두 합쳐져 술이 만들어지다보니 해마다 술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맛보는 사람에 따라서 꽃향이 나기도, 과일향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이 술을 어떤 음식과 먹으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만들기도 하고, 사람마다 가지는 그때의 기분에 따라 어울리는 술을 권하면 그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신다”고 덧붙였다.

선인양조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술들. 2025.12.2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선인양조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술들. 2025.12.2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특히 술을 빚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쌀’이다. 김 대표는 정직한 방법으로 우리 쌀을 많이 쓰는 게 좋다며 누룩만 들어가서 단맛이 나는 술들은 최대한 쌀의 단맛을 뽑아내기 위해 물을 덜 쓰고 쌀을 많이 넣어야 한다고 했다. 지역의 양조장으로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맛 좋은 경기미를 쓰는 이유도 이와 연결된다.

선인양조는 요즘 퍼먹는 술 ‘이화주’를 만들어 내는데 힘을 쏟고 있다. 꾸덕한 식감의 이화주를 셔벗처럼 만들어 과일과 견과류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볼 계획이다. 이처럼 고문헌들에 나오는 술들을 재해석해서 다양한 술들을 빚어내는 것이 선인양조가 기대하는 앞으로의 모습이다.

제주항공이 기내 면세점에서 선보이는 김창수 대표의 두 번째 오피셜 위스키 ‘김포’.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기내 면세점에서 선보이는 김창수 대표의 두 번째 오피셜 위스키 ‘김포’. /제주항공 제공

경기도에는 출시할 때마다 열풍을 일으키는 위스키들이 있다. ‘김창수 위스키’와 ‘기원 위스키’이다.

제주항공은 김창수위스키의 김창수 대표와 함께 오피셜 위스키 ‘김포’를 기내 면세점에서 선보였다. 김창수 위스키는 2022년 출시 이후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으로, 소량으로 생산돼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앞서 신세계 면세점에서도 ‘김창수 위스키 싱글캐스크 신세계면세점 에디션’, ‘김창수 위스키 Travel Exclusive(트래블 익스클루시브)’ 등을 선보이면서 위스키 애호가들을 겨냥했다.

김포에 있는 김창수위스키증류소는 지난 2022년 첫 위스키를 출시했다. 김창수 대표는 경인일보와의 이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스코틀랜드와 기후가 정반대다. 3년 정도만 숙성해도 스코틀랜드에서 10년 이상 숙성한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느낄 위스키 한 잔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인 ‘기원’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SFWSC)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베스트 오브 클래스를 수상했다. SFWSC 2025에서는 70여개 국, 200여명의 업계 관계자와 주요 글로벌 주류 브랜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에 수상한 제품은 기원 위스키의 ‘시그니처’이다. 셰리와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된 달콤한 풍미와 한국적 스파이스의 균형감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을 통해 기원 위스키는 영국 국제 왕인 & 스피릿 대회(IWSC) 2025 최고상에 이어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에서 2관왕을 차지한 브랜드로 기록됐다.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 2025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기원 ‘시그니처’를 들고 있는 도정한 기원 위스키 대표. /기원 위스키 제공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 2025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기원 ‘시그니처’를 들고 있는 도정한 기원 위스키 대표. /기원 위스키 제공

기원 위스키는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로 2020년 6월부터 경기도 남양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전통 스카치 방식과 장인정신을 강조하며 생산 과정을 직접 확인하며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남양주의 깨끗하고 풍부한 물과 뚜렷한 사계절, 연교차의 변화는 기원 위스키만의 독특한 풍미를 구현한다.

도정한 기원 위스키 대표는 “이번 수상으로 기원이 추구해 온 ‘한국적 위스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에서 짧은 기간 연이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한국 위스키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 열린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에서는 화성의 막걸리와 안산 대부도의 와인이 갈라에서 건배·만찬주로서 21개국 정상을 비롯해 글로벌 CEO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단번에 입소문을 탄 이 술들을 맛보기 위한 사람들로 매장은 물론 양조장과 와이너리가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배혜정도가의 내부 모습. 2025.12.24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배혜정도가의 내부 모습. 2025.12.24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화성 배혜정도가의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는 APEC 정상회의의 공식 만찬 건배주로 선정됐다. 온라인 판매 없이 이마트와 소수 주류매장에서만 판매되다 보니 이를 찾기 위해 화성 정남면의 양조장까지 발길이 이어질 정도였다. 막걸리는 배혜정도가에서 개발한 누룩과 국내산 쌀로 생발효됐고, 국내산 유자 원액이 들어가 유자 특유의 상큼한 향을 낸다.

이밖에 배혜정도가의 ‘우곡생주’는 누룩의 발효과정을 통해 맛의 조화를 이루어낸 프리미엄 막걸리로 여느 막걸리보다 뻑뻑하고 맛이 진하다. 유자 생막걸리 이전에 만들어진 ‘호랑이 생막걸리’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고, 배 대표의 아버지인 고(故) 배상면 국순당 회장이 남긴 술 ‘부자’는 국내 최초 병 막걸리로 누룩의 향미가 뛰어나다.

배혜정도가의 배혜정 대표가 막걸리의 고급화를 추진한 것은 1990년대로, 당시 의아해하던 사람들의 반응을 뒤로 하고 “하찮은 것도 갈고 닦으면 명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20년이 훌쩍 넘은 배혜정도가는 점차 활발해지는 양조장과 그 경쟁들 사이에서 ‘숙명’과 ‘노력’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전통주 시장이 경쟁하며 발전해가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그랑꼬또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포도 캠벨얼리로 만들어 상큼하고 달콤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 또 국산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 ‘청수’는 단맛과 신맛의 조화에 풍부한 과일향과 청량감으로 한국 와인에 대한 선입견을 깼다. 이는 아시아 와인 콘테스트 등 유수의 국제대회에서 다수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 그랑꼬또는 큰 언덕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대부도의 지역명을 그대로 써 대표 포도산지인 대부도에 대한 자부심을 알 수 있다. 그랑꼬또의 장점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에 있다. 그중에서도 ‘청수 싱글빈야드’는 APEC 이후 높은 인기를 얻었는데, 대부도의 단일 포도밭에서 재배된 청수 품종 포도만을 사용해 맑고 투명한 색감과 섬세한 향, 균형 잡힌 향미를 자랑한다. 수입산 와인과 별도로 보는 선입견이란 벽을 넘어야 하지만, 그랑꼬또는 그 과정을 차근차근 헤쳐 나아가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