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투신방지 장치 지원 확대… 소중한 생명 지켜야

 

아라뱃길 인천 교량 일부 3곳 뿐

법적 필수 아니라 예산 확보 난항

‘자살예방 설치 법안’ 국회 계류중

“접근 어렵게 만들어 충동 지연을”

지난달 31일 오후 인천대교 주탑 인근 갓길에 주정차 방지를 위한 플라스틱 드럼통이 줄지어 서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인천대교에 안전난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2025.12.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달 31일 오후 인천대교 주탑 인근 갓길에 주정차 방지를 위한 플라스틱 드럼통이 줄지어 서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인천대교에 안전난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2025.12.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대교의 투신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난간 설치’(2025년 9월29일자 6면 보도)가 확정돼 올해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교량 등 공공시설의 투신방지 장치 설치·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인천대교 안전난간을 설치할 계획이다. 안전난간은 인천대교 전체 18.38㎞ 구간 중 7~8㎞ 양방향 구간에 2.5m 높이로 설치될 예정이며 사업비는 80억~100억원 정도다.

안전난간 설치 재원은 통행료 인하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인천대교 민간 사업자에게 주는 차액보전금을 우선 활용한다. 추후 SPC가 인천대교를 운영한 수익으로 이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인천대교 통행료 수입으로 안전난간을 세우는 것이다.

현행 제도상 교량 등 공공시설에는 안전난간 설치 등을 위해 국비를 투입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 인천에서 올해 개통하는 제3연륙교와 신도대교 등 비교적 최근에 건설됐거나 건설이 진행 중인 교량은 설계 단계부터 안전난간 설치가 반영되고 있지만, 기존에 건설된 다수 교량엔 안전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뒤늦게 안전난간을 설치하려고 해도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예산 문제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투신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아라뱃길 인천 구간 교량 11개 중 안전난간이 설치된 곳은 시천교, 청운교, 계양대교(상부)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인천시는 아라뱃길 목상교와 백석대교, 계양대교(하부)에 안전난간 추가 설치를 위해 정부에 사업비 9억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인천시 도로과 관계자는 “안전난간 관련 예산을 정부에 일곱 차례 신청했지만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렸다”며 “안전난간이 법적 필수 시설이 아닌 이유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설계 단계부터 반영된 제3연륙교 인도의 안전난간 모습. 2025.12.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설계 단계부터 반영된 제3연륙교 인도의 안전난간 모습. 2025.12.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교량에 안전 난간 설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투신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인일보가 맹성규(민, 인천 남동구갑) 국회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소방청 교량·다리 구조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 교량·다리에서 발생한 사고는 3만2천73건으로 이 중 28.7%(9천213건)가 투신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지역별 교량·다리 사고에서 투신 추정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전 36.4%(88건), 대구 35%(162건), 서울 33.8%(6천872건), 인천 31.4%(124건) 순으로 높았다.

안전난간 설치가 확정된 인천대교 역시 지난해 13건의 투신 시도가 있었고, 9명이 숨졌다. 인천대교가 처음 생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신 시도는 109건, 사망자는 86명에 달했다.

국회에는 김교흥(민, 인천 서구갑) 의원 등이 발의한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에는 공공시설에 자살예방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황순찬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물리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들어 투신에 대한 충동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다만 교량 등 모든 시설에 예방 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자체에서 사고가 많은 주요 시설을 파악한 후 단계적으로 안전난간 등을 확대·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