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꼬리 고양이, 만석화수 산책로 명물로
인천 앞바다 품은 3층 규모 복합시설
황금기 어종·옛 묘도 결합 조형물 개발
각종 굿즈… 낡은 공간에 ‘힙함’ 더해
송도 ‘케이슨 24’ 운영 경험
“구도심에 활력 자신감”
해양도시 인천의 해안가는 항만시설, 대기업 공장이나 물류창고, 군사시설 등에 가로막혀 친수 공간이 많지 않다. 바다와 만나고 싶은 시민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씻어 주는 동구 만석·화수 해안산책로가 조성됐고, 최근 동구는 이 해안산책로 중 국방부 미사용 부지에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했다.
지난 2일 해질 무렵, 정식 개관 준비에 한창인 동구 만석·화수 해안산책로 복합시설을 찾았다. 지상 3층 규모의 건축물 3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 앞바다의 풍경은 월미도 같은 대표적 친수 공간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펼쳐졌다.
인천이 산업도시임을 알려 주는 공장, 갯벌, 제3연륙교, 물치도와 영종도, 불법 조업하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 정박 부두(만석부두), 내륙으로는 청라국제도시와 계양산, 송도국제도시까지 인천이란 도시의 특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저녁 노을이 무척 아름다웠다. 일반인은 출입하기 어려웠던 이곳에서 오랫동안 감춰졌던 풍경이다.
동구는 제안서 평가 등을 거쳐 지난해 4월 이 시설의 민간 운영자로 (주)공공스토리사업단을 선정했다. 이날 만난 공공스토리사업단 허승량 대표는 시설의 명칭을 ‘케이슨24 크로캣하우스’로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해안선의 가치를 문화와 예술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싱가포르의 상징 멀라이언(물고기 몸통을 한 사자상), 영국 리버풀의 램바나나(양과 바나나를 결합한 조형물)를 참고했습니다. 과거 만석부두가 황금기를 누리던 때 어선들이 싣고 온 조기(Croaker)와 만석동에 있던 섬 묘도(猫島)를 결합해 ‘크로캣’이라는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조기를 물고 다니는 게 고양이들의 일상이었을 겁니다. 이 공간의 명칭도 자연스럽게 ‘크로캣하우스’가 됐습니다.”
크로캣하우스 곳곳에서는 바다 쪽을 향해 있는 조기 꼬리를 단 고양이 ‘크로캣’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허승량 대표는 해군 복장을 한 만화적인 크로캣 캐릭터도 개발했다. 크로캣으로 빵을 만들고, 각종 굿즈(기념품)도 제작할 계획이다. 자칫 낡고 구석진 공간으로 보일 수 있는 이곳에 요샛말로 ‘힙함’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크로캣하우스는 1층 예술 전시 또는 팝업 스토어 공간, 2층 브런치 카페, 3층 문화행사 또는 콘퍼런스 공간으로 구성됐다. 크로캣하우스는 이달 중순부터 시범 운영을 한 후 3월께 정식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설의 공식 명칭 앞에 붙은 ‘케이슨24’는 낯익다. 허승량 대표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8년 동안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에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소유 복합문화시설을 ‘케이슨24’란 이름으로 운영을 맡은 바 있다. 신도시 문화시설 운영을 맡던 그가 구도심 부둣가에서 문화 기획·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송도 케이슨24를 운영할 때부터 행정이나 지역사회로부터 구도심에도 이러한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직 접근성 부분 등 극복할 과제가 많지만, 이곳에서 버스킹이나 전시·팝업 등 역동적이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불어넣으면 해안산책로와 연계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도전했습니다. 인천이 갖고 있는 소중한 자산들을 어떻게 콘텐츠로 만들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인을 불러 모을지에 대해 실험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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