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서 급성 심근경색 고비 넘겨
쾌유 빌며 고교생 용돈 10만원 등
“주민들 정성 모여 도움… 다행”
연말연시 곳곳 ‘얼굴 없는 나눔’
“작은 나눔으로 이웃들을 도울 수 있어 기뻐요.”
인천 연수구 옥련동 한국아파트에서 3년간 경비원으로 일하던 강헌식(51)씨는 지난달 1일 낙엽 청소를 마치고 복귀한 휴게실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다행히 동료 경비원의 119 신고로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돼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은 강씨를 돕기 위해 단지 정문 앞에 모금함을 설치했다. 한 고등학생은 용돈으로 마련한 10만원을 흰 봉투에 담고 “항상 아파트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하다. 빠른 쾌유를 빈다”며 짧은 손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성금 330만원이 마련됐다.
수술 후 아직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강씨는 5일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주민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박성철(50)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매일 안부 인사를 주고받은 경비원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이 선뜻 모금에 참여했다”며 “우리의 작은 정성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무척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인천에서는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익명의 ‘얼굴 없는 천사’들이 훈훈한 선행을 베풀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인천 계양소방서에 한 익명의 어린이가 손 편지와 컵라면, 핫팩 등 선물 꾸러미를 두고 가기도 했다. 자신을 ‘ㅎㅂ’이라고 소개한 어린이가 남긴 편지에는 “소방관님들 덕분에 가족과 함께 있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는 등 좋은 날이 많다”는 내용이 담겼다.(1월5일자 10면 보도)
지난달 26일 강화군 길상면에는 한 익명의 기부자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30개짜리 8개 묶음의 두루마리 휴지를 기부했다. 그는 6년 넘게 휴지를 기부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달 19일 인천 동구 송림4동 주민센터에도 익명의 기부자가 찾아와 라면과 과자 등 40만원 상당 식료품을 전한 바 있다. 앞서 11일 인천 서구 가좌2동에는 한 익명의 기부자가 그동안 폐지를 모아 번 돈이라며 118만7천원을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주민센터 직원에게 건네기도 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나눔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인천학산초 학생들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사고 파는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 221만4천500원을 미추홀구 학익1동에 기부했다. 또 인천논현중 학생들은 교내 축제에서 모금 행사를 열었다.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가 모은 기부금 88만7천750원은 남동구 사회복지시설에 전해졌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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