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들꽃, 한지 위에 다시 피다

한지꽃 ‘지화’ 조명 최초… 창시자 한통복 명장 참여

‘최대 3.2m’ 국내 최대 무궁화 태극기 작품도 볼거리

탄생화 만들기 등 야생화 기억하기 프로그램 운영

우리꽃한지전시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에서 볼 수 있는 태극기 무궁화. 한지로 만든 무궁화 여러송이가 모여 국내 최대 크기의 태극기 작품을 만들었다. 2025.12.30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우리꽃한지전시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에서 볼 수 있는 태극기 무궁화. 한지로 만든 무궁화 여러송이가 모여 국내 최대 크기의 태극기 작품을 만들었다. 2025.12.30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수원 경기상상캠퍼스에 한국의 야생화가 활짝 피었다.

순백의 꽃잎 가운데 붉은 단심을 품은 무궁화, 보랏빛 꽃잎과 잎을 감싼 은빛 털이 햇살을 머금은 듯 반짝이는 할미꽃, 청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금강초롱, 우아한 곡선과 독특한 형태로 자연의 신비로움을 품은 광릉요강꽃 등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점차 사라져가는 야생화가 도심 한복판에서 꽃을 피운 것은 한지공예로 생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수원 경기상상캠퍼스 내 청년 1981동 1층에 마련된 우리꽃한지전시관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을 오는 3월까지 이어가고 있다.

우리꽃한지전시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 전경. 2025.12.30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우리꽃한지전시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 전경. 2025.12.30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전시에는 한지꽃 ‘지화’ 창시자인 한통복 명장과 그의 제자들이 참여했다. 지화를 조명하는 국내 최초의 전시다.

전시실에 핀 꽃들은 실물에 가깝게 제작됐다. 가까이서 들여다봐야만 지화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야생화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화를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지화를 개척한 한 명장의 작업 취지와 맞닿아있다.

한 명장은 “가까운 미래에 더이상 들꽃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지인의 우려섞인 말을 듣고 1980년대부터 한지로 야생화에 새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고 있다”며 “한지는 천년을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오래도록 닳지 않는 특성이 있어 야생화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내기에 적합한 재료”라고 말했다.

이어 “한지는 기온과 습도 영향을 많이 받아 염색하고 물 먹이는 방법을 터득하는 기간만 7~8년이 걸렸다”며 “공식이 있는 게 아니라서 부단한 노력을 해 지금까지 왔다”고 했다.

무궁화 꽃으로 만든 국내 최대 크기 태극기 작품도 관람객을 맞는다. 한지 위에서 새롭게 피어난 무궁화는 가로 3.2m, 세로 2.2m에 달하는 태극기를 이룬다.

우리꽃한지전시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 이번 전시에는 한통복 명장과 제자들이 참여했다. 전시에는 실물에 가깝게 제작된 야생화가 전시됐다. 2025.12.30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우리꽃한지전시관 ‘한지로 피운 야생화’전. 이번 전시에는 한통복 명장과 제자들이 참여했다. 전시에는 실물에 가깝게 제작된 야생화가 전시됐다. 2025.12.30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야생화를 기억하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탄생화를 만들거나 키트를 활용해 무궁화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도 전시실 한편에 마련됐다.

이필근 전시관 관장은 “소박하지만 강인한 야생화가 한지 위에 피어나는 전시”라면서 “이번 전시가 자연을 기억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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