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의 신년 메시지 ‘왕래정정(往來井井)’
시민과 만남 허심탄회 ‘척척’ 민원실 77개 기관·지자체 벤치마킹
돌봄·주거·펀드 ‘밀착지원’ 생활비 패키지 모든 계층 고른 설계
軍공항 이전 문제 국가전략 차원 검토 “상생자금 최대 5조원”
“왕래정정(往來井井). 사람이 오가며 생기가 도는 도시, 그곳이 수원입니다. 시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가겠습니다.”
6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일월수목원에서 열린 수원시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이재준 시장은 민선 8기 후반부 시정의 방향을 이렇게 정리했다. 거창한 선언보다 시민의 일상에서 ‘체감되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메시지였다. 이 시장은 올해 기조를 ‘시민체감 수원 대전환’으로 규정하며 생활밀착형 정책과 도시 성장 전략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 “468건 제안, 88% 해결”… 현장에서 정책이 움직였다
이 시장이 먼저 돌아본 것은 지난 1년간의 소통 성과였다. 지난해 9월부터 88일 동안 관내 44개 동 전체를 돌며 진행한 ‘새빛만남’에서 시민들로부터 접수한 제안은 총 468건. 이 가운데 88%가 처리됐거나 추진 중이다. 그는 “질문 주제도, 형식도 정하지 않고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마주 앉았다”며 “현장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며칠 안에 처리했고, 예산·법령 검토가 필요한 과제는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시민 참여 플랫폼 ‘새빛톡톡’에는 현재 18만 명이 가입돼 있고, 4천500건이 넘는 시민 제안 가운데 80여 건이 실제 정책으로 채택됐다. 복합 민원을 전담하는 ‘새빛민원실’은 국토교통부를 포함해 77개 기관·지자체가 벤치마킹할 만큼 전국적 사례가 됐다.
■ 새빛시리즈의 축적… “정책이 삶을 바꿨다”
생활밀착형 정책으로는 수원새빛돌봄, 새빛하우스, 수원기업새빛펀드가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저층 주거지 노후주택을 개선하는 새빛하우스는 현재 2천99호가 지원 대상으로 확정됐고, 시정연구원 분석 결과 에너지 효율 공사를 받은 가구의 89%가 폭염·폭우·한파로부터 “안전해졌다”고 응답했다.
수원기업새빛펀드는 3천149억원 규모의 1차 펀드로 19개 기업에 315억원을 투자했고, 4천455억원 규모의 2차 펀드 조성도 진행 중이다. 1·2차를 합치면 총 7천600억원 규모다.
정책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지난해 말 실시한 시민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수원시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78%는 “수원시 정책이 내 삶을 더 좋아지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2026년 핵심 정책 ‘새빛 생활비 패키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수원 새빛 생활비 패키지’는 시민 체감을 전면에 내세운 정책 묶음이다. 첫째아부터 출산지원금 지급, 모든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원, 1인 가구 미혼 청년 월세·이사비·중개보수 지원, 사회초년생 청년·어르신·장애인 무상 대중교통, 65세 이상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포함됐다. 이 시장은 “지방채를 상환해 이자 비용을 줄이고, 약 350억원 규모의 신규 세원을 발굴해 재원을 마련했다”며 “출산 가정부터 청소년, 청년, 어르신까지 전 계층이 고르게 체감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 경제자유구역 승부수… “리딩기업 접촉 중”
성장 전략의 중심에는 수원 경제자유구역이 있다. 이 시장은 “수원 경제자유구역은 제조가 아니라 연구 중심”이라며 “AI·반도체·바이오 연구 기능을 집적해 대한민국의 ‘브레인 도시’가 되겠다”고 말했다.
수원 R&D사이언스파크는 내년 3월 착공해 2029년 준공,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는 오는 2월 착공해 2028년 준공이 목표다. 질의응답에서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LG사이언스파크처럼 첨단 R&D연구소 등의 역할을 할 리딩기업 유치 상황도 언급됐다. 그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실제로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있고 접촉도 진행 중”이라며 “기업이 원하는 조건은 명확하다. 토지, 연구 생태계, 행정 지원을 묶은 맞춤형 투자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수원군공항 “단순 민원 아닌 국가전략… 상생자금 최소 3조원”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분명한 논리를 폈다. 이 시장은 “군공항은 민원이 아니라 국가 전략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원은 개발 이익금이 있어 국가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 종전부지 개발 이익으로 이전 지역에 최소 3조원, 많게는 5조원까지 상생 지원이 가능하다”며 “공항을 옮기고도 남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정과제 반영과 맞물려 국방부 장관 면담 사실도 언급하며 “이전보다 중앙정부의 의지가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 ‘왕래정정’의 도시를 향해
브리핑 말미, 이 시장은 올해 신년 화두로 ‘왕래정정’을 제시했다. 사람이 오가고, 도시가 살아 움직이는 생기 넘치는 상태를 뜻한다. 그는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수원의 판을 바꾸겠다”며 “호시우행의 자세로, 느리더라도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올리는 생활밀착형 정책과 도시 경제 성장의 축을 동시에 세워야 하는 수원시의 2026년. 이 시장이 말한 ‘시민체감 수원 대전환’은 이제 실행의 시간에 들어섰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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