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지난해 정부는 2026년도 예산을 세우면서 취·양수시설개선 사업에 기후에너지환경부 470억원, 농림축산식품부 246억원을 확정했다. 기후부는 이 중 34억5천만원을 지난해 12월8일 여주시에 교부했다. 한강이 관통하는 여주에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취수장 1곳과 양수장 5곳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예산이 크게 줄어 향후 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 말고는 특이점이 없어 보였다. 문제는 교부 예정액 통지서에 이 사업을 ‘국정과제’로 규정하며 조속한 설계와 공사 착수를 요청한 데 있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여주시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가뜩이나 새 정부가 ‘국정과제’로 삼은 ‘4대강 재자연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던 시의회는 새해 벽두인 1월2일,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예산을 일방 통보했다”며 반대 결의문 채택에 나섰다. 이 결의문은 과학적 근거와 협상 전략을 갖고 단계적으로 접근하자는 신중론에 밀려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지만, 찬성하는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실질적 협의체를 구축할 때까지 현행 수위와 운영체계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시의회가 국민의힘 중심으로 다급하게 문제 제기에 나선 데에는 취·양수시설개선 사업이 선행되면 ‘4대강 재자연화’의 핵심 사업인 한강 3개 보의 개방을 일률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의 개방과 철거는 평가와 처리에 쟁점이 많은 데다 수질과 환경, 민원의 정도에서 한강은 다른 강과 사정이 달랐다. 지역 여론도 보의 유지에 더 기울고 있다.

첨단 기술이 아무리 좋다 해도 모두에게 이익을 주지는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4대강의 재자연화’라는 정책 구호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점이다. 4대강 개발사업을 벌일 때도 누누이 지적되었듯이 4대강은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한강과 낙동강이 다르고, 영산강과 금강이 다르다. 이에 걸맞은 유연하고 개별적인, 그리고 투명한 정책만이 소모적인 갈등을 줄이고 바라는 성취도를 높일 것이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