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선수들이 쏘는 22구경 실탄이 사냥에 사용된 것을 목격하거나 전해들은 적 있느냐고 전문 수렵인들에게 묻자 돌아온 답은 대체로 일치했다. 직접 봤다거나 과거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다는 것. 기획 취재 준비로 만난 이들이 들려준 오랜 수렵 활동에서의 직·간접 경험은 저마다 달랐지만, 선수용 실탄과 총기가 시중에 퍼져 사용된다는 내용은 새삼스럽지 않게 공통된 것이었다.
지난해 사격 국가대표 출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의 ‘사격 감독 A씨의 경기용 실탄 수만발 유출’ 문제 제기로 사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개인의 일회성 일탈로 치부하고 지나칠 만큼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최근 경기북부경찰청의 1년간 수사로 A감독과 함께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검거된 인원만 40명에 달한다. 이들은 실탄을 꽁꽁 숨긴 채 전국 각지에 퍼져 생활했고 일부는 불법 사냥에 실탄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체육회의 얼마 전 자체 조사 결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다른 지도자에 의해 실탄 수만발이 바깥으로 반출된 사실이 추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뿐만 일까, 언제·어디서·얼마나 시중에 나와 떠돌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진 의원은 “인체 주요 부위에 맞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22구경 실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관계당국이 실탄 유출 문제를 인지하고 전국 사격장의 ‘수기장부’ 기록 체계를 전자동 시스템으로 바꾸는 등 개선작업에 나선 건 고무적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실탄 유출처로 지목된 사격장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방향의 법·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사격팀에서 사용한 실탄 탄피를 회수하는 등 투명한 내부 관리가 이뤄지도록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격·수렵총과 완성도 측면에서 구분되나 ‘인천 송도총기사건’처럼 사제총기가 살인 범죄의 도구가 되는 만큼 총포 부품별 수입 규제를 분명히 하고, 온라인상 제작 영상을 보다 긴급히 차단해야 한다. 바다 건너 벌어지는 총격 테러가 언제까지 다른 나라 일이기만 할까. 수사·관리 당국의 책임 있는 움직임을 촉구한다.
/조수현 지역사회부(북부권) 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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