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폐기 반복… 완전한 지방자치 실현 ‘독립법 제정을’
전문성·독립성 향상 내용이 뼈대
예산·조직 구성 등 지방정부 권한
주민들 관심 가질 모델 구축 제언
수년째 무산된 ‘지방의회법’ 제정이 다시 시도된다. 그동안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가 폐기되기를 반복했는데, 완전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독립된 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게 지방의회 현장의 목소리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최근 ‘지방의회법안’이 발의돼 오는 12일까지가 입법예고 기간이다. 이 법안은 지방의회 조직·운영에 필요한 내용을 규정하는 한편,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정책 지원 전문 인력을 두거나 의회가 자율적으로 별정직공무원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방의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내용이 뼈대다.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는 35년간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민주 대의기관으로서 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지방의회 조직이나 운영에 대한 사항은 ‘헌법’과 ‘지방자치법’ 일부분에만 규정된 상태다. 또한 지방의회는 지방정부 하위 기관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고, 이에 따라 의회 예산 편성이나 조직 구성 등 주요 권한도 지방의회가 아닌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다.
지방의회법 제정 움직임은 제20대 국회였던 2018년부터 나타났다. 그해 2월 처음으로 지방의회법안이 발의됐는데, 2년 넘게 계류되다가 2020년 제21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제21대 국회에서 4건의 지방의회법안이 발의됐지만 마찬가지로 모두 폐기됐다. 제22대 국회에선 입법예고 중인 이번 법안을 비롯해 총 5건이 발의됐다. 이전 4개 법안은 모두 계류 중이다.
인천연구원 채은경 연구기획실장은 “지방의회는 지방정부와 균형을 맞춰 견제해야 하는데, 조직 규모부터 차이가 난다”며 “조직, 예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려면 지방의회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춰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행정비용 발생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조건들이 있다. 그동안 지방의회법 제정까지 이어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실적인 지방의회법 제정을 비롯해 주민들이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방의회 현장에서는 조속히 지방의회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의회는 2021년에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 및 위상 제고를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2022~2023년에는 의원연구단체인 ‘자치분권발전 연구회’를 운영하며 지방의회법 제정 방향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사무총장인 정해권 의장은 협의회 안건 등을 통해 지방의회법 제정을 적극 건의하고 있기도 하다.
정 의장은 “현재 인천시의회 조직 구성이나 예산 편성은 인천시가 담당한다. 의회가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기관이 거꾸로 의회의 살림살이와 조직 권한을 쥐고 있는 셈”이라며 “지방의회가 지방정부에 구속되지 않고, 주민을 위한 기관으로서 역량을 높여 지방정부를 제대로 감시하는 등 ‘완전한 지방자치분권’을 실현하려면 지방의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최근 지방의회법안을 대표 발의한 신동욱(국·서울 서초구을) 국회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지방의회법안이 계속 발의는 됐지만 진전이 잘 안 되고 있다”며 “지방자치를 위해 지방의회의 독립된 지위를 인정한다는 취지에는 모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방의회 현장에서도 요청이 이어지는 만큼, 조만간 논의가 이뤄지도록 해보겠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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