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사라진 완구 매장

 

‘프리미엄 vs 초저가’ 극명히 갈려

통계는 안정… 소비자 체감과 달라

저출산·소비문화 비롯 구조적 현상

중저가 장난감이 사라지며 장난감 가격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다.2026.1.9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중저가 장난감이 사라지며 장난감 가격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다.2026.1.9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장난감 가격에 중간이 사라졌다.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 되는 가격에 한국의 가족구조와 소비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9일 도내 한 대형마트 완구 매장. 진열대에는 반짝이는 패키지에 담긴 고가의 프리미엄 장난감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환해진 아이들 표정과 달리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가격표를 보고 혀를 내두르기 일쑤였다.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전자 완구부터 인기 캐릭터 라이선스가 붙은 인형까지 가격은 대부분 5만~10만원대를 오갔다. 매장을 찾은 평택시민 안동환(44)씨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자녀 선물 예산으로 5만원을 잡았는데 도저히 구할 수 없었다”며 “요즘은 매장에서 딸이 마음에 들어 하는 제품을 고르면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찾아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중저가 장난감이 사라지며 장난감 가격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다.2026.1.9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중저가 장난감이 사라지며 장난감 가격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다.2026.1.9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소비자 체감과 달리 물가 통계만 놓고 보면 장난감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품목성질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장난감 지수는 100.28로 기준 연도인 2020년(100) 대비 0.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2년간 월별 지수를 살펴봐도 단기적인 등락은 있었지만 상승 폭은 대부분 2%를 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는 정체된 흐름이다.

하지만 평균 수치와 달리 현장에서는 예전처럼 2만~3만원대 중저가 장난감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완구업계에선 ‘평균의 함정’을 지적한다. 프리미엄 고가 제품과 초저가 제품만 남고 그 사이를 메우던 중저가 장난감은 시장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도내 장난감 전문 매장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4만~5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이 주를 이뤘다. 3~5세 여아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 ‘옷 입히기 인형놀이 세트’는 최저가 2만8천900원, 최고가 10만8천원으로 나타났고 평균 가격은 5만원 선이었다. 동일 연령대 남아 인기 품목인 ‘변신 로봇’은 최저가 2만7천원, 최고가는 12만8천원에 달했으며 평균가는 7만원 수준이었다.

중저가 장난감이 사라지며 장난감 가격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다.2026.1.9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중저가 장난감이 사라지며 장난감 가격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다.2026.1.9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반면 알리, 테무 등 중국발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같은 상품군의 가격대가 확연히 달랐다. 옷 입히기 인형놀이 세트의 평균 가격은 2만원대였고 특가 상품의 경우 1만원 미만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변신 로봇 역시 평균 가격은 2만원대, 최고가도 3만원을 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장난감 시장의 가격 양극화가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니라 가족 구조와 소비 문화의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진단한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출산율 저하로 자녀 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남은 한 명에게 소비가 몰리며 프리미엄 장난감 수요가 유지되는 구조”라며 “특히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중저가 장난감은 중고 제품으로 대체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