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에도… 1460원대

수입 중간재 가격 급등 ‘직격탄’

공장 가동률 낮추고 사업 연기도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 개입에도 다시 1천460원대로 올라서며 고환율 국면이 재차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환율방어 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가운데 경기도 산업 현장에서는 수입 자재 비용이 누적되며 투자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전보다 10.8원 오른 1천468.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의 적극 개입선언과 국민연금 통화 스와프까지 동원되며 한때 1천429.8원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이후 연속 상승해 다시 1천460원대로 복귀했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원화 약세가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단호하고 일관된 정책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외환시장 변동성 관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고환율이 비용 상승으로 체감되고 있다. 특히 제조·건설업에 투입되는 수입 중간재 가격은 환율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통계청 국내공급물가지수에 따르면 제조업 수입 중간재 가격지수(2020년=100)는 지난해 6월 128.45까지 내려갔다가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빠르게 반등해 11월에는 142.15까지 치솟았다. 불과 5개월 만에 13포인트 이상 오른 것으로 계엄·탄핵 정국 당시 최고치였던 지난 3월 139.87을 웃도는 수준이다.

건설업 수입 중간재 가격 역시 같은 기간 119.01 저점 이후 128.08선까지 반등했으며 탄핵 정국 당시 최대치였던 지난 1월 126.10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입 중간재 가격이 환율 상승과 맞물려 급등하면서 도내 건설·제조업계에서는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성시의 한 건설자재 제조업체는 지난해 11월부터 공장 가동률을 2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 상당수는 무급휴가에 들어가거나 계약이 해지된 상태다. 이 업체는 비교적 환율이 낮았던 시기에 들여온 수입 자재로 버텨왔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자재를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해당 업체의 영업이사 전모 씨는 “관세 부담에 이어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설비 교체 등 사업 계획을 모두 미루고 있다”며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환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