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나타나는 돌봄통합지원법 기반
iH형 고령 친화 집수리 사업 진행
신체·행위 특성 반영한 시공 방향
지자체 사업과 결합 ‘시너지 효과’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 보장’.
이재명 정부 78번째 국정과제인 ‘지금 사는 곳에서 누리는 통합돌봄’이 추구하는 목표다. 위기 이웃이 병원 또는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집에서 계속 거주하려면, 방문 의료 서비스 및 일상 지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대상자 특성에 맞는 주거환경 조성’이다.
최근 몇 년간 인천 부평구(착한 집 만들기 사업), 경기 성남시(어르신 간단 집수리) 등이 통합돌봄사업 범위에 지역 특화 주거개선을 포함하는 추세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인천도시공사(iH)가 ‘고령 친화 맞춤형 집수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통합돌봄 사업과 결합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인천 한 노후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 중인 A(91)씨는 평소 관절염과 이석증을 앓았다. 똑바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벽이나 가구 등 손에 닿는 것에 의존해야 간신히 일어나 이동할 수 있었다. 다리를 높이 들어 넘나들어야 하는 욕조는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방, 화장실 등 문턱이 최근 지은 아파트보다 높은 편이어서, 운이 없는 날엔 하루에 여러 번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A씨 집은 지난해 ‘사단법인 사회안전문화재단’과 인천형 예비사회적기업 ‘내집연구소’가 수행하는 ‘iH형 고령 친화 맞춤형 집수리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2022년 시작된 이 사업은 노화, 질병 등 건강 상태로 인해 집에서도 일상생활이 힘든 대상자의 주거 공간을 개선하는 활동이다. 대상자 욕구에 따른 집수리 항목을 도출하고, 맞춤형 시공으로 주거 안전과 일상생활 자립 의지를 높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일주일 이상 걸린 공사 끝에 A씨의 집은 ‘이동에 장애물이 없는 공간’(Barrier-free)으로 재탄생했다. 평소 A씨가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던 현관과 침실 문턱이 사라지거나 최소화됐다. 대신 주변에는 A씨가 언제든 잡고 이동할 수 있는 ‘안전 손잡이’가 생겼다. 화장실 욕조를 없애는 대신 세면대 겸 샤워기를 설치해 목욕 공간을 확보했고, 변기 거치형 안전 손잡이로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달라진 집을 본 A씨는 “이제는 안 넘어질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고 한다.
iH형 고령 친화 맞춤형 집수리 사업은 올해 3월 전국 시행을 앞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취지에 꼭 맞는 사례다. 돌봄통합지원법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계속 건강하게 생활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회안전문화재단은 총 58가구 시공을 완료했다. 당초 목표(53가구)를 조금 넘어섰는데, 추천 대상을 심사해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특히 이 사업은 ‘AIP(살던 집에서 나이 들기, Aging in place)’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집수리를 진행한다. 사회안전문화재단은 단순히 도배, 장판 시공, 폐기물 처리 등에 그치지 않고, AIP 진단으로 나타난 대상자의 신체·행위 특성을 반영해 시공 방향을 정한다. 지난해는 대상자 이동 방식과 자립도 등을 고려해 욕실, 현관, 침실, 주방 등 ‘공간 특화’ 및 ‘치매 특화’ 집수리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사회안전문화재단 송의섭 대표는 “대상자가 살던 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내도록 도우려면 의료 등 서비스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대상자 특성과 요구에 맞는 주택 개선이 필수”라며 “병원에 수많은 진료 기록과 치료 방법이 있듯, 맞춤형 집수리 사례도 분석·관리해 추후 비슷한 대상자에게 바로 접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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