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 폭격 피해 민간인 이야기 담아
연극 ‘월미도, 1950’으로 인천 무대에
23~25일 인천 떼아뜨르 다락서 공연
시민단체 후원 “지역 관객 만남 의미”
대전 지역 극단이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된 월미도 주민들의 희생에 대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제작했다. 인천도 아닌 대전에서 왜 이 사건을 무대에 올렸을까.
대전광역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 ‘토끼가 사는 달’은 지난달 26~28일 대전 이음아트홀에서 연극 ‘REMAIN’을 공연했다. 이 작품은 월미도에서 홀로 두 남매를 키우던 남우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전쟁이 발발하자 불안과 일시적 안정 사이에서 일상을 보내던 남우 가족과 월미도 마을 공동체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에 가해진 미군의 무차별적인 네이팜탄 폭격으로 산산이 부서진다.
이 작품의 작가이자 연출을 맡은 극단 ‘토끼가 사는 달’ 유나영 대표는 지난해 인천시가 대대적으로 펼친 인천상륙작전 75주년 기념 행사 소식을 접하고,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다가 월미도 주민들의 피해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가 월미도 폭격 사건으로 극본을 쓰게 된 계기다.
유나영 대표는 “전쟁의 승리 이면에 있는 민간인들의 피해, 전쟁 속에서 민간인의 삶이 어떻게 전략적 변수로 취급됐는지 같은 부분이 묻히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며 “고향을 사랑했던 월미도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이야기를 썼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이 작품이 상연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한 인천 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가 인천 공연을 연결했다. 인천 중구 신포동에 있는 떼아뜨르 다락 소극장에서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세 차례 공연한다. 작품의 제목은 이번에 ‘월미도, 1950’으로 바꿨다.
떼아뜨르 다락 백재이 대표는 “이 작품이 먼저 상연됐던 극장의 규모를 알고 있었고, 공연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곧바로 인천 무대에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월미도 주민들이 모인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자주평화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공연을 후원하기로 했다. 유나영 대표는 “애초 인천을 포함한 전국 공연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작품인데, 이렇게 빨리 인천 공연이 성사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배우와 스태프 등 극단 단원들도 월미도 사건이 있었던 인천 지역의 관객들을 만난다는 것에 굉장한 의미를 두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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