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오류역 연장 ‘의미’ 냉정한 질문 필요

광역철도 트랙 병행 검토땐 예산 절감 기대

수도권 서부 관문도시 맞게 정책 전환돼야

이회수 前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
이회수 前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

김포의 교통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시민들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김포의 출퇴근은 늘 고통스러운가, 왜 교통 개선 논의가 반복될수록 김포의 부담은 더 커지는가 하는 물음이다. 이에 답하려면 개별 노선이나 단기 처방을 넘어 김포가 어떤 도시로 성장했고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부터 다시 바라봐야 한다.

김포는 이미 인구 50만을 넘긴 대도시다. 더 나아가 도시기본계획상 73만명 규모로 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행정체계는 여전히 기초자치단체이지만, 도시의 실제 위상과 기능은 더 이상 기초단체의 범주에 머물러 있지 않다. 김포는 서울과 인천을 잇는 수도권 서부의 핵심 축이자, 주거·산업·물류·접경·환경 기능이 중첩된 전략적 도시다.

이러한 위상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현재 매일 약 12만5천명이 김포에서 서울과 경기·인천으로 출퇴근·통학을 하고 있다. 이는 김포 교통 문제가 김포 시민만의 불편이 아니라, 수도권 서부 전체의 생활·통근 구조와 직결된 광역 문제임을 보여준다. 김포는 사실상 수도권 교통 수요를 흡수해 온 완충 도시다.

최근 김포골드라인의 검단오류역 연장이 도시철도 계획에 반영되어 추진 단계에 들어간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의미 있는 성과다. 김포와 검단을 연결하는 이 노선은 생활권 확장과 산업단지 접근성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진전이며, 시민들의 오랜 요구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이 성과는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냉정한 질문도 필요하다. 이 중요한 노선을 끝까지 ‘도시철도’라는 틀에만 가둘 것인가 하는 문제다. 도시철도 체계는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 중심의 재정 부담 구조를 전제로 한다. 반면 김포골드라인은 이미 도시 내부 순환을 넘어 서울·김포·인천을 오가는 초광역 통근·통행 철도로 기능하고 있다. 기능은 광역인데, 제도와 재정은 기초에 머무는 불일치가 김포 교통 문제의 핵심이다.

그래서 지금 김포에 필요한 것은 2단계 전략이다. 도시철도 연장이라는 성과는 안정적으로 추진하되 동시에 이 노선을 서울~김포~인천을 연결하는 초광역 철도축으로 재정의하고 광역철도 트랙을 병행해 검토해야 한다. 이는 사업을 되돌리자는 주장이 아니라, 사업의 성격에 맞는 재정과 책임 구조를 바로잡자는 제안이다.

광역철도 트랙으로 전환될 경우 기대 효과는 분명하다. 사업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국가와 광역이 최대 70~75%까지 재정을 분담할 수 있어 김포시는 수백억원 규모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절감된 재원은 김포의 내부 교통 개선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투입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특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김포는 이미 수도권 교통 부담을 대신 떠안아 왔다. 광역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가 광역과 국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것은 합리적 원칙이며 접경지역 지원이나 광역 환경시설, 대도시권 광역교통 정책에서도 이미 적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김포골드라인의 광역철도 전환은 이 원칙을 김포 교통 정책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교통 정책을 넘어 도시의 위상과 정체성에 관한 선택이기도 하다. 김포를 계속 ‘수도권 변두리의 기초단체’로 인식한다면 근본적 해법은 나오기 어렵다. 반대로 73만 대도시로 성장하는 수도권 서부의 핵심 관문 도시로 인식한다면, 교통·재정 정책 역시 그에 맞게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환은 행정만의 과제가 아니다. 정치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김포시정은 도시철도 연장이라는 성과를 넘어 광역철도 전환이라는 다음 단계를 분명한 정책 목표로 제시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 역시 이를 김포만의 요구가 아닌 수도권 서부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끌어올려야 한다.

김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기초단체 프레임 안에서 교통 불편과 재정 부담을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대도시 김포에 걸맞은 광역적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정립할 것인가. 김포골드라인 연장은 그 선택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불만이 아니라, 도시의 실제 역할에 맞는 구조를 요구하는 당당한 전환이다.

/이회수 前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