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선결조건 명확히 해야”
市 “이행”… 노조·주민 협의 지속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인천시 이관을 두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15년 4자 협의체 합의문에 명시된 ‘선결조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합의문의 선결조건 내용을 이행했다며 기후부 입장을 반박했다.
14일 열린 기후부 환경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SL공사를 기후부 산하에서 인천시 산하로 이관하는 문제를 올해 하반기 중 결론지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인천시와 기후부(당시 환경부), 경기도, 서울시 등 4자 협의체가 2015년 도출한 ‘수도권매립지 정책 개선을 위한 합의문’에 담긴 SL공사 인천시 이관에 따른 4개 선결조건에 대해 “조건에 대한 해석도 모호한 상황”이라며 “명확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SL공사를 인천시에 넘길지, (기후부 산하로) 유지할지 가르마를 타야 한다”며 “10년째 어정쩡하게 걸쳐놓은 상황”이라고 했다.
4자 협의체 합의문의 4개 선결조건은 ▲인천시는 현재 SL공사의 권리와 의무 일체를 인수 ▲매립장 및 3개 시도 공용 기타 폐기물 처리시설 자산 운용 방안은 서울시·경기도와 별도 협의 ▲공사 노조와 주변 주민 등 관할권 이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 해결 방안 제시 ▲인천시는 이관받은 공사에 관계기관 운영 참여 보장 등이다. 이 가운데 SL공사 노조와 매립지 주변 주민 이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갈등 해결 방안 마련에 대해 인천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천시는 갈등 해결 방안을 이미 2023년 9월 마련해 기후부와 경기도, 서울시에 전달한 상태다. 선결 조건에 명시된 표현대로 갈등 해결 방안을 ‘제시’했으니 이관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게 인천시의 입장이다. 또 갈등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SL공사 노조와 주민들이 갈등 해결 방안에 동의하도록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L공사 노조는 지난달 2일 성명을 통해 인천시 이관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을 비롯해 서울·경기지역의 쓰레기를 모두 처리하는 만큼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지방사무가 아닌 국가사무의 영역이라는 게 노조의 주된 반대 이유다. 따라서 노조를 설득하려면 인천시뿐 아니라 4자 협의체의 나머지 주체들도 지방사무 전환에 대한 동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후부가 이날 업무보고에서 노조의 반대를 설득하는 역할을 인천시에 넘기는 듯한 입장을 내비친 데 대해 인천시는 난감해 하고 있다.
인천시는 SL공사 이관을 올 하반기까지 매듭지어야 한다는 내용을 사전에 공유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 이관을 위한 선결조건에는 갈등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고만 나타나 있는 만큼 이미 이행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기후부 관계자는 “인천시가 갈등 해결 방안을 마련한 것은 맞다. 다만 SL공사 이관 문제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만큼 하루빨리 매듭을 지으라는 원론적인 취지로 (장관이)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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