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인프라 왜곡… 지선 앞두고 파장

 

공항서 버스 30분 가능·철도 언급

‘0.03% 의견 청취’ 대표성 문제

정부 차원 검토땐 ‘홀대론’ 부각

유정복·김교흥, 초기부터 ‘반대’

출범 2년여 만에 난데없이 불거진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검토’ 논란과 관련해 인천지역 여론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는 모습. 2025.12.19 /연합뉴스
출범 2년여 만에 난데없이 불거진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검토’ 논란과 관련해 인천지역 여론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는 모습. 2025.12.19 /연합뉴스

출범 2년여 만에 난데없이 불거진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검토’ 논란(1월13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 인천지역 여론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정치적 쟁점으로 불붙을 것인지, 아니면 ‘해프닝’으로 정리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인천 개청 3년도 안된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언급

인천 개청 3년도 안된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언급

재외동포청이 인천 개청 3년도 채 되지 않아 ‘서울 이전’을 언급하고 나섰다. 재외동포 정책 파트너인 인천시와의 사전 논의도 없었던 만큼, 지역사회 반발이 심화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오는 6월 청사 건물 임대 기간 만료를 앞두고, ‘서울 이전’과 ‘기간 연장’ 등 두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7614

■ 김경협 청장 주장, 타당한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동포청 청사 이전 논란 관련’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23년 선호도 조사 결과 동포 다수가 서울을 원했고 ▲대중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동포들이 불편해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김 청장의 언급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선호도 조사’는 당시 인천시가 장문의 설명을 통해 반박했을 만큼 편향된 조사였다. 당시 재외동포재단 자료를 보면 북미·아시아·아중동·중남미·CIS·대양주 등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특이하게 유럽 동포들의 의견 수렴 결과를 제시하지 않는다. 당시 유럽 26개국 90여개 한인회가 소속된 유럽한인총연합회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를 공식 지지했고, 이 때문에 의도적으로 유럽을 배제했다는 것이 인천시 입장이었다. 2023년 조사의 대표성도 의문이다. 730만 재외동포의 0.03%인 2천467명에 불과했고 3일이라는 짧은 기간 특정 매체만을 활용해 실시됐다. 특정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조사로 보일 여지가 크다는 게 인천시 결론이었다.

김 청장이 인천공항에서 송도까지 전철로 가는 시간이 서울 진입 시간보다 두 배 이상이라고 주장한 것도 의아스럽다. 공항에서 재외동포청까지 가장 빠른 대중교통은 버스로 30분이 소요된다. 버스로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철도 노선을 언급하면서 장시간이 소요된다고 한 건 ‘악의적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크다.

■ 정부와 사전 교감 있었나

이재명 정부 주요 국정 기조 가운데 하나는 지역균형발전이다. 그 기조에 따라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이 이뤄졌다. 재외동포청이 인천을 떠나 서울 한복판 광화문으로 향한다는 것은 이재명 정부 국정 기조에 반하는 ‘역주행’에 가깝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부와 조율을 거친 의견이 아니라, 김 청장 개인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만약 정부 차원의 사전 검토가 있었다면, 인천 홀대론이 부각되며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외동포청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없이 청사 이전을 추진한 것도 의문스러운 지점이다. 재외동포청과 같은 건물에 재외동포 전담부서 사무실을 둔 인천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 쟁점화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논란이 코앞으로 다가온 인천시장 선거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15일 오전 재외동포청을 항의 방문한다. 고남석 인천시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인천지역 국회의원 등이 김 청장의 서울 이전 검토 경위를 따져 묻고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번 사태를 지역 정서를 거스르는 중대한 일로 규정하고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차기 인천시장 후보군도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누가 ‘이전 검토 철회’ ‘백지화’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민주당 김교흥(서구갑) 국회의원이 논란 발생 초기부터 적극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김성호·김희연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