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현장에서 본 과제

주민 인식 확산땐 대상 찾기 수월

행정 업무까지 일손 부족 시달려

작업치료사, 의료수가 현실화 필요

집수리, 원상복구 문제로 꺼리기도

인천도시공사의 ‘고령 친화 맞춤형 집수리 사업’ 수행 단체인 사단법인 사회안전문화재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인천 한 대상자의 집에서 문턱 제거 등 집수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사회안전문화재단 제공
인천도시공사의 ‘고령 친화 맞춤형 집수리 사업’ 수행 단체인 사단법인 사회안전문화재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인천 한 대상자의 집에서 문턱 제거 등 집수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사회안전문화재단 제공

올해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인천시와 10개 군·구는 제도 연착륙을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지난 3년여간 각자의 자리에서 통합돌봄을 먼저 실천한 이들은 크게 ‘통합돌봄에 대한 인식 확산’, 그리고 ‘조직과 예산 등 기반 구축’을 선결 과제로 꼽고 있다.

■ “통합돌봄 대상자 발굴 우선”

인천 부평구 부평3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고세영 주무관은 ‘통합돌봄 홍보 및 대상자 발굴 체계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간호직 공무원인 그의 역할은 의료기관 밖 건강 위기 대상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지원·연계하는 것이다. 대상자 발굴이 관건인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각 동 행정복지센터 등이 힘쓰는 것에 더해 주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고 주무관은 “부평3동은 노인 인구도 많고, (서류상 파악할 수 없는) 자세한 사정은 정말 가까운 이웃만 알기도 한다. 공무원, 통장, 요양보호사 등의 시야에서 벗어난 이웃 발견이 가장 어렵다”며 “장기요양이나 장애등급 없이도 도움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이 본격 시행된다는 것을 일반 주민들도 인식한다면,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이웃 발견이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전담 인력, 충분한 예산 확보 시급”

부평2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최명준 주무관은 ‘사업 규모에 맞는 전담 인력’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부평2동 통합돌봄 전담 인력은 팀장을 제외하고 최 주무관과 간호직 공무원 등 2명에 불과하다. 간호직은 의료 서비스 연계나 방문 치료·관찰 등을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의료 외 다른 돌봄 서비스나 외출 동행 등은 사무직이 도맡는다. 여기에 더해 각종 행정 업무까지 처리해야 해 늘 일손 부족에 시달린다.

최 주무관은 “기존 서비스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병원 일정에 동행하는 등 통합돌봄이 확대되면서 외부 출장도 늘고 있다. 어떤 날은 통원 치료로만 오전부터 8시간 이상 걸렸는데, 그날의 통합돌봄 관련 사무를 다른 팀 직원이 도와줘야 했다”며 “통합돌봄 업무가 점차 비대해지는 만큼, 이를 전담할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평구와 계양구에서 활동 중인 김민주 작업치료사는 통합돌봄 서비스를 뒷받침할 의료수가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낙상 위험이 큰 대상자들의 재활과 일상 회복을 돕는 ‘작업치료’는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통합돌봄 취지에 꼭 맞지만, 아직 의료수가 등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적은 보수에도 돌봄에 참여하는 치료사들의 봉사정신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김 치료사는 “의지가 있는 대상자들의 경우 다음 작업치료 방문 때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상자 한 명에게 할애 가능한 시간이나 지원되는 금액 등에 한계가 있다”며 “작업치료가 꼭 필요한 대상자에게 더 많은 횟수, 충분한 시간 치료를 진행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직은 작업치료라는 개념이 생소해 우리가 활동할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 “통합돌봄 중요성 인식 개선 중요”

사단법인 사회안전문화재단 김진오 팀장은 통합돌봄 본격 시행에 발맞춘 ‘인식 개선’을 강조한다. 사회안전문화재단은 2022년부터 4년간 인천도시공사의 ‘iH형 고령 친화 맞춤형 집수리 사업’을 수행했는데, 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집수리를 주저하는 노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월세 주택은 시공 전 소유주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원상복구 등 문제로 공사를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팀장은 “안전사고 위험이 크고 주거 편의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됐음에도 스스로 ‘아직 건강하다’며 도움을 거부하는 대상자가 많다”며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여생을 보내려면 맞춤형 주거 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모두에게 알리는 한편, 원상복구 비용 지원 등 소유주 원활한 동의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