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지도자 생활, 이봉훈 감독 은퇴 소회
동구청·인천시청에서 여자유도 명가 구축
혹독함에서 소통으로, 변화한 지도 철학
제자 양성, 유도 저변 확대에 남긴 발자취
“은퇴하고 나니 아쉬운 점도 생각나지만, 감독으로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기에 미련은 없습니다. 최고의 감독 생활을 한 것 같아요.”
지난달을 끝으로 34년간 여자유도팀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이봉훈(60) 전 인천시청 감독은 이같이 정년 퇴임의 소회를 전했다.
화성 비봉고, 인하대에서 유도 선수 생활을 한 이 감독은 군 제대 후인 1992년 인천 동구청 여자 유도팀 창단과 함께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인천시와 동구청의 종목 교환이 이루어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시청 여자 유도팀을 이끌어왔다.
“어느덧 제가 지도자로 산 시간보다 나이가 적은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이 감독은 “전국에서도 실업팀 감독을 저처럼 오래 한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오래 하기 쉬운 자리는 아니고, 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관두는 감독도 많은데 지도자로 정년퇴직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동구청·인천시청 유도팀도 국내외 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며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인천시청 소속 정예린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들보다 더 운동을 하고 성적을 바라야 한다. 게을리 운동하고 성적을 바라면 안 된다.”
다수의 제자를 배출한 이 감독이 강조한 말이다. 그는 “동구청 소속이었을 때 다른 팀에 인천이 훈련을 아주 많이 한다고 소문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했다”고 했다. 당시 소속팀 선수 7명 중 4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국내 여자 유도 최강팀이었다고 한다. 다만 이 감독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지도 방식을 바꿔 선수들이 스스로 운동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며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세밀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제자 양성뿐만 아니라 인천 지역의 유도 저변 확대를 위해 힘썼다. 그는 동구청 감독 시절 동구 서흥초에 유도부 창단을 이끌어냈고, 무료 유도 교실도 운영했다. 또 2023년 인천시 지도자연합회장을 맡으며 선수들을 위한 장학금 신설에도 기여했다.
오랜 지도자 생활을 되돌아본 이 감독은 “경기장에서 심판, 지도자가 된 제자들을 마주칠 때 보람을 느꼈다”며 “스승을 잊지 않고 찾아와 퇴직을 축하하며 감사 인사를 전해 준 제자들에게도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제 직접 선수들을 지도할 순 없지만 인천시체육회, 인하대 동문회 등을 통해 유도 후배들을 위한 다양한 도움을 주려고 한다”며 유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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