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재외동포청 정문 모습. /경인일보DB
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재외동포청 정문 모습. /경인일보DB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경협 청장이 이전 검토를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인천시당위원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만난 직후다. 지역 차원에서 당정협의를 가진 셈이다. 회동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열악한 청사 환경과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이라는 청장의 해명을 전했다. 재외동포청도 보도자료를 통해 청사 이전 검토를 보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런데 전제가 붙었다. ‘인천시의 신속한 대책 수립 및 이행’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당사자 김 청장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인천시가 3년 전 약속했던 통근버스, 구내식당, 직원 주거대책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 “텅 빈 대기업 빌딩 임대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동포청을 유치한 것인가”라며 인천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측 기자회견에서 시당위원장은 “서울 이전(발언)은 인천시의 기본적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정협의에서 인천시의 지원 미흡을 사태의 원인으로 짚으면서 사안을 일단락 짓는 것으로 정리했으리라는 정치적 해설이 가능한 발언들이다.

당장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장이 발끈했다. 외교부장관에게 확인한 결과 서울 이전은 있을 수 없다라는 답을 직접 들었다면서 그럼에도 재외동포청이 잠정 보류라고 발표한 것은 “정치적 공작과 꼼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사안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슈로 확대되는 모양새이고, 인천시의 재외동포청 지원 여부가 쟁점으로 자리 잡게 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김 청장은 여야 어느 한쪽의 승리에 ‘기여자’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청장을 꾸짖은 민주당 소속 한 인천 국회의원의 목소리가 새롭다. 재외동포청이 자리 잡은 지역구 출신의 의원은 SNS를 통해 “더 이상 근거 없는 발언으로 지역사회에 혼란을 끼치지 말고 자중하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된 같은 당 3선 의원 출신인 김 청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아무리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띄운 입장이라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의원이 조목조목 지적한바 ‘잠정 보류’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김 청장은 이전 검토를 완전 철회하고, 인천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