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위험 지뢰 탐지·제거 작업 의뢰

軍, 민간업체 자격요건 ‘불가’ 의견

“법 해석 오류 등 부당 결정” 주장

한강 문발지구 하천전비 사업 구역 위성지도.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제공
한강 문발지구 하천전비 사업 구역 위성지도.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제공

파주시 한강 문발지구 제방공사의 유실위험 지뢰 탐지·제거 작업에 참여하려던 민간업체가 계약 후 시행·시공사도 아닌 육군의 판단으로 일방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은 해당 지역이 군사지역임을 감안해 관련 법에 따라 민간업체가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반면, 민간업체는 뒤늦게 법 해석에 오류가 있는 부당 결정을 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9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민간업체인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 지난해 6월 ‘한강 문발지구 하천정비 사업지역 지뢰 등 폭발물 탐사’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과거 폭우로 제방 비탈면이 유실되는 등 피해를 입은 문발지구 구간 길이 1천775m(면적 3만1천580㎡) 제방에 대한 보강공사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시행·발주를 맡아 3년가량 진행한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 공사과정에서 물길을 따라 유실됐을 위험이 있는 지뢰가 발견되거나 폭파될 수 있다는 우려에 과거 유사한 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사와 2억5천만원 규모의 관련 계약을 맺고 사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3개월여 뒤 육군 제9보병사단(이하 9사단)은 민간업체의 자격 요건을 문제삼았다. 지난해 9월 공사구간 중 지뢰탐색 필요 구간에서 ‘민간 지뢰탐색업체의 탐색 및 제거 가능 여부’와 관련 불가하다는 의견을 한강유역환경청을 통해 시공사에 전달한 것이다.

그러면서 9사단은 ‘지뢰의 제거 등 지뢰대응활동에 관한 법률(이하 지뢰대응활동법) 시행령’상 명시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해당 시행령은 참여 업체가 일정 장비·인력 기준과 함께 자본(5억 이상의 납입자본금)·시설 등을 충족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시공사는 9사단의 이런 의견에 따라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계약을 해지했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 군 당국의 이런 판단이 계약 후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도 모자라 법 해석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은 “지뢰대응법이 지난해 2월 시행됐음에도 법에 근거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이 수립되지는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민간의 지뢰활동을 막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과거부터 국민 안전을 위한 민간의 지뢰제거 활동은 군사지역에서도 계속 이뤄져 왔는데 앞으로도 민간작업을 이렇게 막는다면 안전공백 문제만 더 커져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착공 예정이던 해당 공사는 선행작업인 지뢰 탐지·제거 작업 업체 선정 문제 등으로 미뤄져 올해 4월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게 공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와 관련 9사단은 한국지뢰제거연구소에 대한 사업 시행 불가 의견과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9사단은 민간업체를 구하는 대신 직접 해당 공사 지뢰 탐지·제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9사단 관계자는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지뢰대응법에 따라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업체가 갖춰야 할 장비나 규모 등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아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수현·최재훈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