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제공하고 지휘·관리 받지만

회사에 고용 안된 ‘무늬만 사장님’

정부,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추진

시행령 등 후속 입법 나와야 효과

“수업을 쉴 수 없다는 사실이 각인됐어요.”

평택시에서 활동하는 7년차 방과후강사(로봇제작 분야) A씨는 지난 겨울 갑작스러운 폭설로 학교에 가지 못해 결국 수업료 환불 절차를 밟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도로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량이 헛바퀴를 도는 등 날씨로 인해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그 책임은 고스란히 강사에게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에서 별도의 보강 주를 마련해 두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수업을 하지 못하는 사정이 곧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방과후강사는 프리랜서로서 원하는 학교와 계약해 자유롭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학 이후 정해지는 학사 일정에 따라 산출된 수업 일수를 그대로 따라야 하는 등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인지역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비임금 노동자가 3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존 행정시스템을 활용한 보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2024년 귀속 인적용역 사업소득 원천징수 신고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인지역 비임금 노동자는 342만9천690명에 이른다. 2022년 329만7천339명, 2023년 337만6천963명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비임금 노동자는 회사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지휘·관리를 받음에도 회사에 고용되지 않은 탓에 ‘무늬만 사장님’으로 불리며 노동법 등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노동법 체계가 포용하지 못하는 비임금 노동자를 보호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선언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현준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소장은 “해당 법안은 추상적인 내용을 담는 ‘기본법’ 성격이라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선 시행령 등 후속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며 “결국 법안의 적용 대상과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정리되지 않으면 법안이 선언에만 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근로감독관 확충 기조에 맞춰서 기존 행정 시스템 속에서 ‘가짜 3.3’ 사례를 발굴하고 구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