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밀가루 38%·설탕 47% ↑
전문가 “소비자 물가에 부정적”
견과류·건어물도 가격 급등세
19일 오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시장 곳곳에 위치한 호떡 노점들에는 모두 ‘1개 2천원’이라고 적힌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이날 한 호떡 노점을 찾은 손님은 호떡 가격표를 보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놀란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환율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이 주로 찾는 전통시장 먹거리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식용유, 밀가루, 설탕, 견과류 등 재룟값이 모두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해 12월 가공식품물가지수는 124.86(2020년=100)으로 5년 전(2020년 12월·100.39)과 비교해 약 24% 올랐다. 품목별로는 같은 기간 밀가루가 약 38%, 식용유는 약 56%, 설탕은 약 47%씩 상승했다.
3년 전부터 모래내시장에서 찹쌀호떡을 팔고 있다는 한 상인은 “이전엔 1개에 1천원 정도에 팔았는데, 지금은 1개에 2천500원에 파는 곳도 있다”며 “밀가루, 설탕, 포장용지뿐 아니라 설탕에 섞는 땅콩과 해바라기씨, 반죽에 들어가는 검은깨까지 재룟값이 안 오른 게 없다. 물가가 많이 오른 게 체감된다”고 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견과류와 일부 건어물 등 수입 먹거리 모두 고환율 영향으로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추세다. 상당수 페루산 오징어를 원료로 하는 오징어채의 물가지수는 2020년보다 약 49% 올랐고, 북어채(32%), 아몬드(11%), 수입쇠고기(45%) 등도 상승폭이 컸다.
모래내시장에서 견과류·건어물 장사를 하는 임병희(54)씨는 “러시아산 북어채는 1박스(20㎏)당 30만원대에서 현재는 60만원대까지 올랐고, 진미채의 경우 페루 내에서도 K-푸드 인기 영향으로 가격이 더 올라 한근에 1만6천원까지도 한다”며 “손님들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대한 판매가를 유지하려고는 하지만 적자가 계속돼 가격을 올려야 할 거 같다. 장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환율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적인 요인은 별로 없어 최소 상반기까지는 현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먹거리를 중심으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수입품은 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먹거리 등 생활물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물가와 환율 상황을 볼 때 생활물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 부처와 합동으로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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