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 없어 전담병원 참여 저조
신고 112 집중… 의학적 도움 부담
국가·지자체 관리 책임 법안 계류
경기도 내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턱없이 부족(1월19일자 7면 보도)한 가운데, 주취자 신고가 112로 쏠리면서 경찰이 초기 대응과 보호 조치를 도맡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장 부담이 커지면서 관련 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기 남부권에서 발생한 주취자 관련 112 신고는 총 21만9천938건으로, 매년 평균 7만3천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7만4천443건, 2024년 7만6천236건, 2025년 6만9천259건인데, 하루 200건에 가까운 신고를 접수하는 셈이다.
문제는 주취자 신고 대부분이 112로 들어오면서 초기 대응과 보호 조치 모두 경찰이 맡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관련 법이 없다 보니 경기도 어느 지자체에도 주취자 관련 주무 부서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케이스에서도 경찰이 현장 대응을 맡아야 해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주취자 보호 대응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온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인데, 경찰청에서는 그간 국회에 관련 입법 필요성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련 법안은 제21대 국회에서는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현재는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취자 보호 관련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주취자 보호를 국가와 지자체 책임 아래 관리하는 체계를 만드는 게 골자다. 지자체가 주취자 공공구호기관과 응급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거나 외부 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근거도 담겼다.
전문가들 역시 주취자 보호를 현장 경찰이나 병원의 자발적 협조에 맡기는 현행 방식으로는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주취자 보호는 법적 책임과 안전 부담은 큰 반면, 예산 지원이나 인력 배치는 불분명해 지속하기 어렵다”며 “병원은 수익 구조상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어렵고 지자체는 법적 근거 없이 움직이기 힘들다. 결국 법에 근거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책임 주체를 떠넘기는 ‘핑퐁식 구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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