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신분당선 공사 사망사고

 

철거중 남은 일부 땅속에서 발견

‘그라우팅 충격’ 붕괴 원인 추정

책임자 중처법 등 혐의 적용 주목

옹벽이 붕괴하면서 50대 작업자가 숨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신분당선 연장구간(광교~호매실) 옹벽 붕괴 현장이 19일 오전 통제되고 있다. 2026.1.1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옹벽이 붕괴하면서 50대 작업자가 숨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신분당선 연장구간(광교~호매실) 옹벽 붕괴 현장이 19일 오전 통제되고 있다. 2026.1.1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인명피해가 발생한 신분당선 연장구간(광교~호매실) 공사현장에서 안전 관리 부실이 의심되는 상황이 확인됐다. 관련 전문가는 현장 작업 중 안전성 평가가 이뤄졌는지 의문을 표했다.

19일 오전 찾은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신분당선 연장구간 옹벽 붕괴 현장은 높다란 펜스로 접근이나 관찰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곳에선 지난 17일 옹벽이 붕괴하면서 50대 작업자가 흙더미에 매몰돼 숨졌다. 하청업체 소속인 작업자는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는 차수공사(그라우팅 작업·매움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 중 발견된 옹벽이 사고의 발단이다.

시공을 맡은 HJ중공업에 따르면 사고 당일 무너진 옹벽은 가로 2m, 높이 1.5m가량 규모로 전체 옹벽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남은 일부다. 지반 평탄화 작업 과정에서 땅속에 묻혀 있던 옹벽이 발견됐고 현장에서 차수작업을 이어가면서 옹벽을 철거해 왔다는 것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철거를 앞두고 있던 남은 콘크리트 덩어리(옹벽)가 무너진 것”이라고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옹벽 해체 작업과 지하 공사가 동시에 이뤄진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옹벽을 완전히 철거한 뒤 보강 작업을 거쳤다면 지반에 충격이 가도 흙더미가 무너질 확률이 줄었을 것인데 발견된 옹벽을 두고 작업을 이어가 사고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옹벽 전체를 철거하고 작업을 이어갔다면 지반 충격을 피할 수 있었는지는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박기범 경일대 건축토목공학과 교수는 “당초 설계된 구조에서 일부가 사라질수록 흙더미를 떠받치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철거된 부분을 제대로 보강하지 않았다면 남은 옹벽은 흙을 지탱하기 어려운 상태였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그라우팅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반에 충격이 가해졌을 것이고, 결국 흙의 결속력이 약해지면서 옹벽이 무너졌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옹벽을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지하 공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본격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법규에 따라 책임자를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 역시 공사 현장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뒤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