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추진 전략은

 

대전 중구 ‘성심당’ 상품권 효과

부산선 향토서점·베이커리 ‘특색’

전남 광주 남구 8건 ‘모금액 1위’

장애인 음악단·환경 보호 등 다양

장기적 관점 재기부 유도 독려 필요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경인일보DB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경인일보DB

‘고향사랑기부제’에 지역화폐와 상품권 등 현금성 답례품을 허용하면서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천에서는 답례품으로 지역 특산물이 아닌 지역화폐를 받아 가는 기부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거주지 또는 직장과 가깝고 지역화폐를 운영하는 군·구에 기부하는 인천시민이다.

■ 지역화폐 대신 ‘지역 브랜드’ 입힌 답례품으로 승부

타 시·도에서는 현금성 답례품을 제공하면서도 저마다 고유한 브랜드를 내세워 지역 관광 활성화나 특산물 판매 촉진 등 고향사랑기부 도입 취지를 실현하고 있다.

대전시는 기초단체들이 지역화폐 ‘대전사랑카드’가 아닌 각 지역의 관광 명소, 상점 등으로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현금성 답례품을 마련했다.

대전 중구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베이커리 ‘성심당’ 상품권 등을 답례품으로 마련해 지난해 31억1천만원을 모금했다. 이는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한 수치다. 대전 대덕구는 유명 맛집 ‘오문창순대국밥’ 식사권을 답례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부산시 기초단체들은 관광을 유도하면서도 지역을 브랜딩할 수 있는 답례품을 제공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는 대형 서점 ‘영광도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서 교환권을 답례품 중 하나로 정했다. 1968년 설립된 영광도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형 서점이자, 당시 도서 보급이 열악했던 지방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할 수 있게 해준 향토서점이다. 부산 서구는 지역 베이커리 ‘해월당’, ‘빅토리아베이커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준다.

■ “기부금이 이끈 변화 체감” 지정기부 사업의 힘

전국구 인지도를 갖춘 지역 브랜드나 특산물이 없는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은 기부금의 활용 용도를 사전에 알려 기부를 독려하는 ‘지정기부’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지난해 광주 남구는 고향사랑기부금으로 71억3천500만원을 모금하며, 전국 기초단체 중 1위에 올랐다. 기부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정기부 사업 8건을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호우가 발생했을 때 전국 최초로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수해복구 지정기부를 추진했고, 고향을 떠난 이들을 비롯해 전국에서 수해민들을 돕기 위한 기부가 이어졌다. 또 아동·청소년으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가 뉴욕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 장애인 예술단체 ‘장천하예’ 지원 사업 등으로 기부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의료격차 해소, 환경 보호 등 사회적 의제를 해결하겠다며 기부금을 모으는 기초단체들도 있다.

의료 취약지인 전남 영암군은 24년 만에 보건소 내에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를 응원해 달라며 기부를 독려했다. 영암군 아이들이 왕복 2시간 거리인 목포, 광주에 가야만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공감한 기부 행렬로 총 4억8천855만원이 모금됐다. 전북 부안군은 사라져가는 꿀벌을 살리기 위한 벌집과 정원을 조성하는 지정기부 사업으로 3억187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 지속적인 기부 이끌려면… 기존 기부자 효능감 중요

인천시와 10개 군·구에 기부한 타 시·도 거주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천에 관심을 가지고 재기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기부자가 효능감을 느끼고 지역에 ‘재기부’할 수 있도록 기금 활용처를 투명하게 알리고 있는 타 시·도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남 해남군은 문자 메시지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기부자들에게 기금 사용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시민들이 자신의 기부금이 어떠한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 기초단체 중 기부금 모금액 2위를 달성한 광주 동구는 기부자들을 기부금 활용 현장에 초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발달장애 청소년으로 구성된 ‘E.T 야구단’ 지원을 지정기부사업으로 내세우고, ‘E.T 야구단’이 출전한 대회에 기부자들을 초청했다. 단원과 기부자들과의 만남이 성사된 사례다.

권선필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장은 “기존의 기부자들에게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해 지역의 변화를 시시각각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과 유대감을 형성한 기부자가 매년 재기부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