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보수 진영인 임태희 현 교육감에게 진보 진영 4명의 후보가 도전하는 양상이다. 진보 진영 후보가 4명이나 되는 만큼 단일화 성사 여부가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 후보들은 아직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고 있어 향후 단일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보수 진영에서는 임 교육감 외에 다른 출마자들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진보 진영에서는 4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며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고 있다.

임 교육감, 대입 개혁 필요성 주장

‘현직 프리미엄’ 바탕 사안 선점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인 임 교육감은 진보 진영 후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최근 대학 입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임 교육감은 지난 12일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참여하는 ‘미래 대입개혁 4자 실무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14일 열린 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간담회에서도 교육 개혁을 위해 대입 제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임 교육감은 지난해 1월 21일 2032학년도 수능부터 5단계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래 대학입시 개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올해 들어 연일 대입 제도 개혁을 강조하며 이 사안에 대해 우위를 점하려는 모양새다.

임 교육감의 강점은 역시나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유학교나 IB 교육과 같은 임 교육감의 핵심 정책들이 현장에 뿌리내리며 학부모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은 현직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5선 의원 지낸 안민석, 출마 회견

입시 절대평가화·AI 반도체 강조

 

文정부 교육부 장관 출신 유은혜

‘공공 AI 통합 시스템 구축’ 제안

진보 진영에서는 안민석 경기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대표, 유은혜 경기교육이음포럼 공동대표,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가 교육감 선거에 나선다.

오산에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안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8일 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안 공동대표는 입시제도를 절대평가로 바꾸고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간 ‘벽깨기’를 통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 계정에 “AI 반도체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AI 반도체는 결국 인재확보와 육성에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현행 우리 교육으로는 AI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며 AI 반도체 교육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안 공동대표는 열정이 있고 유능한 교장을 뽑으면 자연스럽게 좋은 학교가 만들어진다며 이에 대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단일화에 대해 안 공동대표는 시간을 지체하면 모두 힘들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유은혜 경기교육이음포럼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숨 쉬는 학교’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열고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진보 진영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출마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유 공동대표는 지난 5일 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소통하고 교감하며 대화와 협력적 관계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제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말하며 소통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유 공동대표의 출마 기자회견일은 아직 미정이다.

유 공동대표는 ‘교사-AI-지역사회’를 하나로 연결하는 공공 AI 기반 통합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AI 분석을 통한 학생 주도적 진로 설계 지원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통합 정보 서비스 제공 ▲‘학교민원 119 시스템’ 도입을 통한 교직원 행정 해방 등을 제시했다.

전교조 경기지부장 역임 박효진

공무직 개선·민주주의 교육 강화

 

교육과정평가원장 경력의 성기선

‘AI 특목고’ 도내 4곳 신설 공약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을 역임한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는 19일 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교육공무직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학교 급식 노동자들에게 방학 중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교사 출신인 박 상임대표는 학교를 아는 사람이 학교와 교육을 바꿀 수 있다며 자신이 교육감으로서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박 상임대표는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에 ‘K민주주의과’를 설치해 학교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학교 구성원 간 의견 조율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하고 학교 민원전담팀을 강화해 학교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지낸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지난 15일 열린 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도내에 4개의 AI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신설하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급당 학생 수를 연차적으로 10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AI 특목고 신설과 더불어 경기도교육연구원에 AI학습지원연구센터를 설치하고 도교육청에 ‘AI미래교육과’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성 교수의 구상이다.

성 교수는 단일화를 하기 전 후보 간 정책 토론회와 민주 진영의 교육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성 교수는 도덕적 흠결이 없고 유·초·중등 교육 현장을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4년 동안 교육 문제를 중심에 두고 대안을 고민해 온 사람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며 자신은 이 세 가지 기준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밝혔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