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리운전으로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한 만취한 남성이 차량 내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이 남성이 경찰의 보호를 받을 기회가 있었던 점이었다. 남성이 집을 못찾자 대리기사는 평택지구대에 들러 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거부했다고 한다. 경찰이 보호하고 관리했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다. 경찰은 지구대 근무자들의 대응과 사망 사고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이 연루된 주취자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1월 서울 미아지구대 경찰 2명은 집 앞에 데려다 준 만취자가 사망하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돼 재판에 넘겨졌다. 2023년 1월엔 서울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이 주취자를 도로에 방치하다 차량에 치여 숨지는 바람에 감찰을 받았다. 잇단 주취자 사망 사고로 당시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할 정도였다. 하지만 2024년 법원이 미아지구대 경찰에게 벌금형 유죄를 선고하자 전국의 경찰이 일제히 반발했다. 집 앞까지 데려다 준 경찰이 왜 유죄냐는 항변이었다.
일선 경찰들은 범죄자 보다 주취자들이 더 무섭다고 한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주취자도 경찰의 보호조치 대상이지만,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만취자를 대상으로 보호조치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는 현장의 애로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보호조치에 나선 경찰만 법적 책임을 져야하니, 주취자 보호와 관리를 꺼리거나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정작 경찰의 보호가 필요했던 단순 주취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비극적이다.
주취자 보호 관리에 쩔쩔 매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가 없지 않았다. 2000년 도입된 경찰서 ‘주취자 안정실’은 인권침해 논란에 10년만에 폐지됐다. 2011년 도입된 주취자 보호를 위한 ‘주취자응급의료센터’는 현재 유명무실하다. 병원의 공익적 선의에만 의지하니 그렇다.
미아지구대 사건 이후 경찰은 주취자 보호조치에 대한 경찰의 직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경찰 대응이 불가능한 보호조치는 의료계와 지자체의 협업으로 메우는 관련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지만, 국회는 관련법 입법에 소극적이다. 상습적인 주취 폭력과 난동에 대해서 민·형사법을 강력하게 집행해 경종을 울리고, 보호해야 할 단순 주취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제도로 신속하게 실현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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