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모습. /경인일보DB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 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나온 ‘수도권매립지 소각장 신설’ 발언의 여파가 크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송병억 사장은 지난 14일 업무보고에서 수도권매립지에 인천시·경기도·서울시 공용 ‘광역 소각장’을 신설하는 구상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소각장 신설 계획의 배경을 보면 심각성이 더해진다. 국가 공기업이 수익 감소 개선책으로 ‘뜨거운 감자’ 소각장 신설 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공기업 존속을 위해 인천 서구의 광대한 땅을 장기간 폐기물 처리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금지가 계획대로 올해 1월 시행되면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폐기물 반입 통계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1년간 매립지에 쓰레기를 반입한 생활폐기물 차량 4만2천215대에게 반입 수수료 606억원을 거뒀다. 전체 폐기물 반입 수수료(1천55억원)의 57%에 이르는 수준이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반입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수입 급감이 예상된다. 정부의 수도권 폐기물 감량 정책이 속도를 내고 효과를 거둘수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경영 위협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사 설립 목적을 벗어나 위기 극복 방안을 찾으면 안 될 일이다. 수도권매립지공사법에 따른 설립 목적은 ‘수도권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와 자원화 촉진’ ‘매립지 주변지역 주민을 위한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에 있다. 인천시민의 희생을 담보로 한 공사 존립 시도는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기후부는 광역소각장 입지 선정 문제를 지자체에 맡겨두고 한 발 물러나 ‘지원 역할’에만 머물러 있다. 기후부 산하기관장이 나서서 간섭하면 안 된다. 광역소각장 입지 선정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반대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공기업 사장이 불쑥 던진 말 한마디가 불씨가 돼 혼란을 심화시킬까 봐 걱정이 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지난해 8월 수도권매립지를 불쑥 방문해 ‘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주문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산 적이 있었던 것을 유념해야 한다. 수도권매립지 현안은 특정 지역·기관이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 기후부가 협의를 거쳐 합의를 도출한 사안만 추진할 수 있고, 그 기준은 ‘매립지 사용 종료’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인천시 다수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