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같은 업무로 1~2시간씩 일하게 될 것 같아요.”
성남시에서 활동하는 17년차 재가 요양보호사 정모(57)씨는 ‘필요한 만큼의 돌봄 제공’을 취지로 한 통합돌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임금 삭감을 우려하고 있다. 기존 요양보호 체계에서 대상자 1명당 보장되던 최소 노동시간이 사라질 가능성이 큰 데다, 담당 대상자가 늘면서 이동 거리와 교통비 부담까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요양보호 체계에서는 등급에 따라 어르신 한 명당 3~4시간이 보장돼 두 명을 맡아 가정을 방문해도 이동은 하루 3차례 정도였다”면서 “지금도 교통비는 자부담이고 병원 예약 시간에 맞추기 위해 종종 택시를 타기도 하는데, 돌봄 시간이 줄어 맡는 대상자가 늘어나면 이동 시간과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요양 통합돌봄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돌봄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자리가 단시간 노동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은 21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돌봄은 지자체가 대상자를 선정하고 돌봄서비스 제공기관을 지정하면, 기관이 시급제 노동자 가운데 인력을 찾아 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요일·시간대별로 쪼개진 단시간 투입이 반복되면서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 불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통합돌봄은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주민들에게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오는 3월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되며, 퇴원환자 돌봄과 병원 동행, 가사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돌봄노동이 잘게 쪼개진 ‘단시간 일자리’로 고착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현욱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사무처장은 “모범 시범사업지로 꼽히는 광주광역시에서도 외곽 지역에서 2시간짜리 요청이 들어와 노동자가 이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처럼 1~2시간짜리 ‘돌봄’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돌봄 노동자들이 건건이 요청을 배정받아 수행하는 ‘플랫폼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회서비스원과 같은 공공기관이 통합돌봄을 책임지고, 적정한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월급제를 도입해야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도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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