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옮기겠다고 한다고 옮겨지겠는가”라며 “정부 정책으로 결정한 것을 제가 뒤집을 순 없다”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 불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용인 클러스터의 전력과 용수 문제를 거론하며 “(기업을)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며 호남의 염원도 다독였다. 이 때문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전 불가 확인’을 강조한다. 반면 이전론자인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재점검’으로 해석한다. 국민의힘 이상일 용인 시장은 ‘반도체 기업 압박 의도’냐고 날을 세웠다.
정답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담겨있다. 대통령은 “기업 배치 문제는 정치권이 부탁한다고 되지 않는다”며 “기업은 경제적 이윤이 안 되는 걸 하지 않는다. 입지도 마찬가지로 기업이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뒤집을 수 없는 시장의 법칙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정도면 이전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봐야 맞다. 전북이 새만금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려면 입지 여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를 정부가 지방균형발전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구상이다.
반도체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한가한 논란이다. 반도체산업은 국가경쟁 산업이다. 미국은 100% 관세로 미국내 생산을 압박하고 있다. 대만의 TSMC가 미국 생산공장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축소해 이전을 검토한다면 새만금이 아니라 미국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형편이다. 이를 알기에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불가를 강조하고, 산업부는 지난해 전력·용수 등 용인 클러스터의 핵심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지고 구축하겠다는 반도체 육성전략을 발표했을 것이다.
경기도와 용인시가 지방선거를 앞둔 전북 정치권의 의도적 도발에 더 이상 휘둘리면 안 된다. 대신 반도체산업의 국제동향을 주시하며 미국을 향한 삼성과 SK의 투자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삼성과 SK의 사상 최대 실적은 AI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인한 특별한 실적이지, 반도체 기술 격차의 결과가 아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신속한 건설과 연구·개발분야 주52시간 예외 실현 등 수도권 반도체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를 초월한 지역 정치권의 반도체산업 협의체 구성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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