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들의 ‘역외 문화소비’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거주지 관람 비율은 광역시도 단위에서 최하위권이거나 17개 시도 보다 낮았다.  사진은 상상플랫폼 전경. /경인일보DB
인천시민들의 ‘역외 문화소비’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거주지 관람 비율은 광역시도 단위에서 최하위권이거나 17개 시도 보다 낮았다. 사진은 상상플랫폼 전경. /경인일보DB

인천시민들의 ‘역외 문화소비’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거주지 관람 비율은 광역시도 단위에서 최하위권이거나 17개 시도 보다 낮았다. 인천 시민들이 인천에서 문화예술을 즐기지 못하는 이 같은 현상은 문화 자족성의 문제를 넘어 도시 정주성 제고에 장애를 초래할 것이다.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4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를 보면, 시민들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인천이 72.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그런데 지역내 관람률은 전통예술 9.6%, 대중음악 21.9%, 뮤지컬 26.1%, 연극 36.3%에 불과하다. 인천시민들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1위이지만 소비는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천의 문화 역외 소비의 가장 큰 원인은 공연장 규모 문제다. 현재 인천의 공연시설은 112개에 달하지만, 그중 약 70%가 300석 이하의 소규모 시설이다. 세계적인 뮤지컬이나 대형 콘서트, 다양한 무대 장치가 필요한 오페라를 올릴 수 있는 ‘중대형 전문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시민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갈망하지만, 인천의 무대는 대형 공연을 담아내기에는 너무 작다.

문화시설의 지역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중구와 연수구에 문화 인프라가 집중된 사이, 서구와 계양구, 검단 일대 등 인구가 급증하는 북부권은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특히 검단신도시를 필두로 한 서북부권은 젊은 층 유입이 가장 활발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어 지역 주민들은 ‘문화 난민’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도 문화 인프라 확충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정복 시장의 공약이었던 1천200석 규모의 대형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은 지역 간 유치 갈등이라는 벽에 부딪혀 ‘중규모 시설 분산 건립’이라는 절충안으로 후퇴하고 말았다.

인천은 더 이상 서울의 배후 도시나 경유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프라 확충은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렇다고 건물이 지어질 때까지 시민의 갈증을 방치할 수는 없다. 인천연구원이 제안한 ‘팝업 공연장’은 주목할만한 대안이다. 문학경기장이나 부평 캠프마켓 등 기존 부지를 활용하여 단기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장을 구축하는 방식은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