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국도 43호선 ‘졸음 쉼터’ 옹벽 공사중
오성면 당거리 501번지 일대 농지 배수로 막아
수원국토관리소·업체, 농민들 ‘복구 요구’ 묵살
“정성들인 벼 수확못해” 관련단체등 강력 반발
“온갖 정성을 들여 키운 벼를 수확하지 못하는 마음은 자식을 잃은 것처럼 참담합니다.”
수원국토관리사무소가 발주한 국도 43호선 ‘길음 졸음 쉼터(평택 방향)’ 조성 공사 현장에서 유출된 토사가 인접한 농지 배수로를 막아 논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벼 수확을 못한 것은 물론 수개월째 복구되지 않으면서 농민들과 관련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평택시와 농민, 관련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국도 43호선 길음 졸음 쉼터 조성 관련 옹벽 공사 중 유출된 토사가 인근 농지 배수로를 덮쳤다.
이로인해 오성면 당거리 501번지 일대 약 4천700㎡ 규모의 논이 침수됐고, 수개월째 복구되지 않으면서 9~10월 수확기까지 놓쳐버렸다. 현재 쓰러진 채 방치된 벼들은 새들의 먹이가 되고 있다.
농민 이모(66)씨는 “자식처럼 정성을 들여 키운 벼를 수확도 하지 못한 채 추운 날씨에 얼어붙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쉼터 조성 공사 업체 측에 복구를 요청했지만 수개월 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해 농사를 망쳤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관련단체들 역시 “농지 배수로는 농작물 생육에 필수적인 시설로 물길이 막히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중대한 사안에 대한 복구 요청도 묵살됐다면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공사 과정에서 토사 유출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개선이나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졸음 쉼터가 준공 처리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고 원인 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수원국토관리사무소 측은 “길음 졸음 쉼터 조성 공사를 진행한 시공사와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함께 만나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시는 농지 배수로에 대한 긴급 복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지난 22일 수원국토관리사무소에 조속한 복구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처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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