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20년 지났지만… 활기 잃은 거리

 

나란히 준공 올해로 57년째 맞아

‘원조’ 구로공단은 사무중심 재편

50인 미만 영세사업장 90% 이상

산단 인프라 개선에 ‘큰 걸림돌’

기업 늘고 종사자 감소 두드러져

24일 저녁 수인선이 지나는 인천 남동구 남동인더스파크역 앞 상업용 건물의 조명이 대부분 꺼져 있다. 2026.1.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4일 저녁 수인선이 지나는 인천 남동구 남동인더스파크역 앞 상업용 건물의 조명이 대부분 꺼져 있다. 2026.1.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는 준공 50년이 넘은 산업단지 3개 등 7개 노후산단이 있다. 수출 중심의 제조업이 성장하던 1970~80년대 당시 대거 들어선 뒤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준공 초기와 비교해 거리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조업 기피 현상, 경기침체와 맞물려 시간이 지날수록 활기를 잃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노후거점산업단지 특별법’을 제정하고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산단을 ‘노후산단’으로 규정하고 중점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역 7개 노후산단 가운데, 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 5·6단지라는 이름으로 1969년 들어선 주안국가산단과 부평국가산단은 올해 기준 준공 57년째를 맞았고, 일반산단인 인천기계산단과 인천지방산단도 각각 1971년과 1973년에 완공돼 50년을 넘겼다. 노후산단 지정 기준 20년을 한참 넘긴 ‘초고령 산단’인 셈이다.

인천 최대 규모 산단인 남동산단도 1985년 준공된 1단계 조성사업 구역은 41년, 1997년 마지막으로 조성된 3단계 구역은 29년 시간이 흘렀다. 이밖에 서구에 위치한 서부일반산단(31년)과 청라1지구일반산단(21년), 강화군의 하점일반산업단지(32년)도 노후산단에 해당한다.

인천 노후산단은 금형·주조·주물 등 뿌리산업과 기계·전자 등 전통 제조업을 영위한다. 과거 구로공단 제조업 공장들이 1980년대부터 인천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로공단은 1990년대 후반 IT 열풍에 힘입어 벤처·스타트업 등 사무 중심 공간으로 재편돼 이제는 모든 산단의 ‘장래희망’이 된 반면, 인천 노후산단은 옛 구로공단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이 노후산단 환경 개선사업, 산업구조 고도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계에 봉착했다. 50인 미만 영세 중소기업이 산단 입주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산단 인프라 개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등 대기업 생산 공장이 위치한 비수도권 산단은 기업과 손잡고 환경 개선을 추진할 수 있지만, 남동산단을 비롯한 인천 노후산단은 이 같은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산단 입주기업이 갈수록 소규모화 되는 점도 문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집계하는 ‘주요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 자료를 보면, 남동산단의 경우 입주기업이 2020년 6천970개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7천351개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종사자는 10만3천86명에서 8만1천231명으로 21.2% 줄었다. 10인 미만 소기업이 늘고 50인 이상 중기업이 줄면서 입주기업은 늘고 종사자는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경기 침체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가동률이 떨어지거나 휴·폐업을 하는 곳이 늘면 산단 내 상권 침체도 불가피하다. 산단 내 식당, 편의점, 병원 등 기본 편의시설도 손님이 줄어 문을 닫고, 산단은 더욱 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과거 IMF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산단 내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제조업 기피 현상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위기가 더 큰 요인”이라며 “산단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기도, 그렇다고 한꺼번에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