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사태 뛰어넘는 최대 악재

경찰 부실·늑장 수사도 도마 위

개인의 일탈 아닌 ‘시스템 에러’

정청래 강변에도 여론은 부정적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더불어민주당의 공천헌금 뇌물비리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의혹을 받고 있는 관련 당사자인 김병기 의원과 강선우 의원은 당을 떠났고 김경 서울시의원은 이미 다른 건으로 당을 떠나 무소속이다.

서울 강서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강선우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 공천헌금을 받은 의혹이다. 김병기 의원 역시 탈당을 하기는 했지만 민주당 중진이었고 원내대표까지 역임했을 정도로 당 내에서 막중한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그 역시 서울 동작구 지역에서 공천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0년대 한국 정치에서 공천헌금이 웬 말인가.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말이다. 한국 민주주의에 재를 뿌리는 일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으로선 통일교 사태를 뛰어넘는 최대 악재다.

경찰의 부실 수사 그리고 늑장 수사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민주당의 공천헌금 수사를 특검으로 가져오고 국민의힘 또는 개혁신당에서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민 여론도 다르지 않다.

김병기·강선우 의원과 연관된 이른바 ‘2022년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 관련해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서울시민의 응답이 6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마이크 의뢰로 지난 1월 18~19일 실시한 조사(서울 802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 응답률 5.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필요성을 물은 결과 ‘필요하다’ 65.3%, ‘필요하지 않다’ 23.8%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에 대한 불신은 엄청났다. 같은 조사에서 경찰의 김병기 의원 수사에 대해 물은 결과 ‘잘할 것’ 31.8%, ‘잘하지 못할 것’ 56.8%로 나타났다. 경찰에 대한 불신은 특검으로 가야만 하는 중대 사유가 된다.

특검으로 가야할 더 큰 사유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들의 태도다. 김병기, 강선우, 김경 세 사람의 태도는 당당하기 이를 데 없다.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해도 모자랄 판에 뻔뻔하기까지 하다. 그 배경은 자신만 그런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공천헌금 의혹 중심에 서 있는 김경 서울시의원은 지난 15일 경찰에서 ‘공천헌금 1억원’ 제공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으면서 “나만 그랬던 게 아닌데 억울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 서울시의원은 또 “처음엔 3억원 정도를 내야 한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다른 지역도 아닌 서울에서 이렇게 버젓이 공천헌금 장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경악할 일이다. 오죽했으면 기초의원은 얼마에,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은 얼마에 거래가 성사된다는 설명까지 나올 지경이다. 공천헌금 사태로 인해 민주주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특검으로 가야할 이유는 분명해졌다. 공천헌금 수수가 개인 일탈이 아닌 ‘시스템 에러’이기 때문이다.

정청래 대표는 ‘휴먼 에러(개인 일탈)’라고 강변했지만 여론은 결코 그렇지 않다. 4개 여론조사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1월 19~21일 실시한 NBS조사(전국 1천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20.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어떻게 보는지 물어본 결과 ‘공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본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난 가운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로 본다’는 응답은 30%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공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본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내 더 높게 나올 정도다. 아무리 곱씹어 보아도 민주당 공천헌금 뇌물비리 사태가 특검으로 가야 할 사유는 차고 넘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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