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만족도 59점… 전국 평균 이하
‘공연·전시 근접 시설없다’ 36.5%
‘창업 거점지구 활용 방안’도 필요
산업단지 근무를 꺼려 이탈하는 청년들의 발걸음을 되돌리려면 일터 환경뿐 아니라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확보돼야 한다. 그동안 산단 보행로와 도로, 공장 외관 등 경관 개선 위주로 진행된 관행적 정책에서 벗어나 산단 종사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2021년 발표한 ‘국가산업단지 청년유인력 지수’ 자료를 보면 인천 남동·부평·주안산단은 청년 유인력이 낮은 산단으로 나타났다. 청년유인력 지수는 산업단지의 근무환경, 일자리, 혁신환경, 교통 접근성, 문화·여가·교육환경 등을 기반으로 산출한 결과다.
인천의 3개 국가산단은 교통 접근성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지식정보 기반 고부가가치 업종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문화산업·체육시설·보육시설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도 부족해 청년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인천지역 산업단지 종사자들은 근무지 주변에서 누릴 수 있는 여가활동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짚기도 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4년 공개한 ‘문화가 있는 산업단지’ 연구조사 자료를 보면, 인천 산단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이 ‘근무지에서 누릴 수 있는 여가생활 만족도’를 점수로 응답한 결과는 100점 만점 기준 59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63.1점)보다 낮고, 인천보다 낮은 지역은 부산·울산·강원 등 비수도권지역이다.
또 문화예술 공연이나 전시 등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여가를 보내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가까운 곳에 시설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36.5%로 전국 평균(29.8%)보다 높았다. 이는 강원(54.9%), 경북(41.5%) 등 문화·여가 인프라가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비수도권 도시와 비슷한 수준의 비율이다. 인천 지역 산단 종사자는 그만큼 영화나 공연, 전시 등을 관람하는 데 제약이 많다고 체감한다는 것이다. 쾌적한 근무 환경과 더불어 퇴근 후 문화활동이나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는 청년들의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는 필수 요소다. 하지만 인천은 이러한 기대와는 거리가 한참 먼 상황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소영 선임연구위원은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길 원하는 청년들이 근무지를 선택할 때 문화환경 요소도 중시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지자체가 공급자 중심으로 산업단지 시설을 개선하기보다는, 청년·노동자·주민이 실제 필요로 하는 여가 공간과 문화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인프라 개선과 함께 장기적으로 산단에서 일하는 종사자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학연계 프로그램 관련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년 창업·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를 신산업으로 재편해야 종사자들의 임금이 오르고 인력이 꾸준히 유입돼야 산단이 활성화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산업연구원 이원빈 연구위원은 “노후산단 재정비나 환경 개선 사업이 정부 지원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인프라보다 기업과 종사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예산을 확대해 산단을 창업 거점지구로 활용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