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

백제 한성 지킨 전략적 요충지

조선시대 왕실 소유 땅 일미도

유람선 타고 시간여행 하고파

동국여도 고지도 속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 옆 일미도. /출처=경강부임진도(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
동국여도 고지도 속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 옆 일미도. /출처=경강부임진도(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역사는 큰 물길 따라 형성되었다. 한강 변에 도시가 만들어지고, 임진강 사이로 국가가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고구려와 백제도 임진강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뺏고 뺏기며 지난한 역사를 만들었다. 한강 하류와 임진강 하류가 만나는 곳이 교하다. 큰 두 물길이 교하에서 만나 조강으로 흘러 바다가 되었다. 서해의 밀물과 썰물이 오가며 밀물 때 임진강까지 왔다. 한강 제1지류인 임진강은 북한 땅 강원도 두류산에서 시작해 254.6㎞를 흐른다.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를 돌아 연천 고랑포에서 초평도 지나 파주와 개풍을 마주 보며 흐르고 흘러 내려왔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잉어·붕어·메기·숭어가 많다. 귀한 민물 참게와 황복도 있다. 특히 임진강에는 자라가 많이 산다. 거북이와 달리 목이 길고 머리가 뾰족한 별주부전 주인공이 자라다. 그래서인지 자라 머리를 닮은 산 이름이 강변에 있다. 바로 오두산(鰲頭山)이다.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는 오두산(烏頭山)으로 쓰여 있다. 까마귀머리를 닮은 산이다. 오두산성을 백제관미성주(百濟關彌城周) 2천702척(627.8m)으로 표현하며 고구려 광개토대왕과 백제 아신왕 전투까지 전해왔다. 삼국시대 각축장이 큰 두 물이 만나는 곳에 있었다. 두 나라의 군사 요충지가 오두산이다.

파주 검단사에서 바라 본 한강과 공릉천이 만나는 한강 하류와 김포. /최철호 소장 제공
파주 검단사에서 바라 본 한강과 공릉천이 만나는 한강 하류와 김포. /최철호 소장 제공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교하에 오롯이 서 있는 성이 오두산성이다. 오두산 110m 정상에서 오두산성 1천281m 성곽이 발견되었다. 오두산 정상에 올라가 보면 맑은 날 서해까지 보인다. 김포 애기봉과 통진 문수산성 옆 강화도도 살며시 보인다. 사실 2.1㎞ 눈앞에는 북한 마을도 있다. 날씨가 좋으면 장단 너머 개성 송악산도 보이는 곳이다. 강변북로 양화진에서 행주산성 지나면 뻥 뚫린 8차선 도로가 ‘자유로’다. 개성으로 가는 길, 통일을 염원하는 길이 자유로다. 막힘없이 달리다 보면 고양에서 파주로 진입하기 전 교하가 있다.

교하는 큰 물길이 있고, 공릉천이 흐르는 작지 않은 도시였다. 문화는 큰 물길 따라 만나면 그곳이 곧 삶이 된다. 파주 장릉이 있고, 교하향교가 있을 정도로 커다란 고을이 교하다. 본관이 교하 노씨와 집성촌이 있는 곳에 오두산성을 쌓았다. 백제시대 한성을 지키는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가 오두산성이었다. 관미성으로 여러 설이 있지만 사면이 가파르고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는 관문이다. 1천600여 년 전에는 더 큰 물결이 이곳에 출렁거렸다. 그 강에 큰 섬도 있었다. 여의도 2.2배 크기의 임진강 하중도다. 섬에 나무 하나 없어 강변에서 보면 눈썹 모양의 수평선이 그려진 커다란 섬이 일미도(一眉島)였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 할아버지 강 조강으로 흘러 서해로 간다 . /최철호 소장 제공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 할아버지 강 조강으로 흘러 서해로 간다 . /최철호 소장 제공

일미도는 조선시대 왕실 소유 땅이었다. 내수사가 관리하며 채소를 공급하는 귀중한 섬이었다. 지금은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수면 아래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항공 지도에 섬의 윤곽이 뚜렷이 나타난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일미도 옆 오두산성은 이제 오두산통일전망대로 바뀌었다. 임진강 너머 개성이 보이는 전망대에서도 한 줄기 눈썹처럼 작은 섬이 보인다. 언젠가 일미도 보며 얼음 위를 거닐고 싶다. 평화가 찾아오면 나룻배 대신 유람선 타고 교하 지나 조강까지 자유롭게 시간여행도 하고 싶다. 설령 꿈일지라도 함께 떠나 보실래요.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