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서식지 교란이 조류패턴 불확실성 키워”
경기국제공항(수원군공항+민간공항) 후보지 중 하나인 화성시 화성호 주변에 공항이 건설될 경우 생태계 파괴에 따른 조류 서식지 교란으로 불규칙한 조류 이동 패턴이 나타나 항공 안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조류 충돌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화성호 공항 후보지는 람사르 협약이 규정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이자 철새 이동 경로에 해당하며, 매향리 습지보호지역과 불과 2㎞ 이내에 위치해 있어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조류 충돌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29일 화성시 향남읍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화성갑) 국회의원과 경기국제공항백지화공동행동,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공동 주최한 정책토론회 ‘화성호, 군공항 이전 및 신공항 건설은 타당한가’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날 ‘화성호 조류 서식 현황’을 주제로 발표한 나일 무어스(새와 생명의 터) 박사는 “공항 후보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이 2018년 지정한 7천301㏊ 규모의 ‘화성습지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에 해당한다”며 “이 지역은 논과 갈대습지, 간척호, 갯벌로 구성돼 연간 15만 마리 이상의 물새류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5종의 물새류 개체군이 람사르 협약 기준인 전 세계 개체수의 1% 이상을 충족하며, 이 가운데 16종은 세계적으로 위협받는 습지 종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항 후보지는 4만 마리 이상의 기러기류가 밀집하는 고밀도 물새 서식지에서 약 1㎞ 떨어져 있고,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구역과도 3㎞ 이내에 위치해 있어 조류 충돌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며 무리의 크기가 클수록 항공기 손상의 확률이 높아지는데 해당지역의 일일 최대 개체수는 큰기러기 4만500마리, 쇠기러기 2만5천마리, 청둥오리 1만7천510마리, 괭이갈매기 6천600마리, 민물가마우지 1천550마리가 서식하고 있어 조류충돌위험을 피할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또한 “항공 참사가 발생했던 전남 무안공항 인근보다도 훨씬 많은 조류가 화성호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공항 입지 기준 역시 철새 서식지와 중간 기착지, 이동 경로는 최대한 회피하거나 이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류 생태 보전과 항공 안전 공존을 위한 공항 및 주변 개발사업 환경성 평가 지침’을 주제로 발표한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장은 “조류 생태 보전과 항공 안전은 상충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며 “서식지 교란은 조류 이동 패턴의 불확실성을 키워 오히려 충돌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는 항공기와 조류 충돌의 영향 범위를 공항 반경 13㎞ 이내로 보고 있으며, 다양한 개발사업에 따른 서식지 교란이 충돌 위험을 높인다고 충고하고 있다.
화성호 일대는 항공기와 철새 간 조류 충돌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항공 사고 발생 가능성 또한 크다는 평가다. 결국 화성습지 인근에 공항을 조성하는 것은 항공 안전과 생태 보전이라는 두 측면 모두에서 부적절한 선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토론에는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 황성현 경기국제공항백지화공동행동 집행위원장,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 정호영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