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기술’ 글로벌 투자자 마음 훔쳤다
총 50개사… 역대 최다 기업 참가 기록
14개 기업 17개 ‘CES 혁신상’ 수상 쾌거
2곳은 ‘최고혁신상’… 세계 무대에 각인
‘인천-IFEZ홍보관’ 1만5천여명 방문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최근 개최됐다.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을 주제로 열린 올해 CES에는 세계 150여개국에서 4천100개 이상의 기업이 전시에 참가했다. 참관객 수는 14만명을 훌쩍 넘기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 등 대기업을 비롯해 디지털 혁신 중소·벤처기업 등 700여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올해 CES에서는 특히 인천 기업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CES에 참가한 인천 기업은 총 50개사로,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운영한 ‘인천시-IFEZ(인천경제자유구역)관’ 10개 기업, 스타트업 전시장인 유레카파크 코트라 통합관 10개 기업, 글로벌파빌리온 10개 기업, 혁신상 쇼케이스 9개사 등이 전시부스에 참여해 각국에서 온 잠재적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술력을 뽐냈고, 10개의 기업이 참관단으로 CES 현장에서 해외 소비자들의 트렌드와 세계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인천 혁신기업들의 활약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CES에서 가장 혁신적 기술력을 선보인 기업(제품)을 선정해 ‘CES혁신상’을 수여한다. 우리나라는 총 367개의 혁신상 가운데 211개를 수상했으며, 최고혁신상 30개 중 14개를 차지하며 국내 기술의 저력을 보여줬다.
인천에서는 14개 기업이 총 17개의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이 중 2개 기업이 최고혁신상을 받으며 기술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실제로 CES 현장에서는 ‘인천-IFEZ 홍보관’에만 1만5천여명이 방문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26 CES에 참가한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CES 행사 기간 내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며 “인천 기술의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했다”고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CES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인천의 기술은 무엇이 있었을까.
엘비에스테크, AI 기반 마스브릿지 기술
딥퓨전에이아이, 車자율주행 딥러닝 제공
유니유니, 프라이버시 보호형 감지시스템
케이저, GCC검색엔진 사용자에 음악 추천
인천에 본사를 둔 (주)엘비에스테크는 이번 CES에서 ‘여행 및 관광(Travel & Tourism)’ 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고, 외국 기업들과 5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엘비에스테크는 AI를 기반으로 한 ‘마스브릿지(MaaS-Bridge)’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자가 목적지까지 이동할 때 보행로의 폭, 경사, 노면상태, 단차 등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와 실제 보행환경 사이의 물리적·정보적 단절을 해소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주)딥퓨전에이아이는 ‘4D 이미징 레이다’를 이용해 차량 자율주행 딥러닝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술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복수 센서 데이터를 AI로 통합 분석해 실시간 환경 인지를 수행하는 구조로, 복잡한 주행 환경이나 장애물 상황에서도 인지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술의 초점을 맞췄다. 자율주행 또는 산업 현장에서 시야가 제한되거나 조명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레이다와 라이다 데이터를 결합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대응 판단을 수행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형 이상행동 감지 AI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주)유니유니는 올해 2개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의 움직임 데이터를 인식해 분석하는 기술로, 병원·요양시설 화장실 등에서 낙상사고 발생 시 영상 촬영 없이 패턴 인식을 통해 관리자에게 알림을 전달하거나, 공공시설에서 장시간 체류·이상 소음을 비영상 데이터로 감지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올해 CES에서 업무협약 2건을 체결한 케이저(주)는 저작권 특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콘텐츠&엔터테이먼트 분야 CES 혁신상을 받았다. 이 플랫폼은 장르성분조합(GCC) 검색 엔진으로 음악을 특성별로 분석·검색해 사용자가 필요한 음악을 객관적인 음악 특성 기준으로 쉽게 찾고 추천할 수 있도록 한다. 영상·게임·메타버스·방송 콘텐츠 제작자가 특정 분위기나 특성에 맞는 음악을 GCC 엔진으로 검색해 바로 프로젝트에 사용하거나, 아티스트가 플랫폼 내에서 저작권 처리 과정 없이 직접 음악을 발매·정산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내 저작권 관리 과정을 일원화해 사용자와 창작자 모두 편의성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 올해 CES 주인공은 ‘피지컬 AI’…인천시 쫓아갈 수 있을까
올해 CES의 가장 큰 화두는 생각하고 직접 행동하는 인공지능, 이른바 ‘피지컬 AI’와 ‘로봇’이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피지컬AI 기술을 대거 선보이면서 피지컬AI 패권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로봇 기업의 굴기 속에서 피지컬 AI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기술 역량을 제시하며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인천테크노파크도 스마트시티·AI 분야를 중심으로 CES 참가 지원 기업을 선정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지난해 8월 인천시가 ‘인천 AI 혁신 비전’을 발표한 것과 연계해 AI 분야에서 기술력이 있는 인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인천시 차원의 AI 산업 확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인천시는 ‘인천 AI 혁신 비전’ 발표 당시 ‘사람 중심의 AI 공존도시’를 만들겠다며 ‘피지컬 AI’, ‘제조 AI’, ‘AI 로봇’ 등을 인천 AI 혁신 비전을 구현할 핵심 기술로 꼽았다. 인천시는 지난해 7월 인천TP 내에 ‘AI 혁신센터’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1월 들어 ▲AI혁신정책팀 ▲AI산업융합팀 ▲양자혁신기술팀 ▲빅데이터기반팀 등 총 4개 팀으로 구성된 ‘AI혁신과’를 꾸려 AI 전담 업무를 가동했다.
그러나 이미 경기도, 서울시 등 다른 자치단체보다는 시작이 늦은 상태다. 경기도는 지난 2024년 ‘AI국’을 신설해 공격적으로 AI산업을 육성하고 있고, 서울시 역시 ‘AI 선진도시’를 내세우며 지난해 초부터 이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의 올해 AI 관련 예산은 ‘AI 플레이그라운드 사업(12억원)’과 ‘피지컬 AI 시뮬레이터 플랫폼 구축(10억원)’ 등에 불과한 상태인 데다 지난해 중소기업부의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 공모에서도 탈락해 예산과 인력 등에 한계가 명확한 실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우선 올해는 일종의 피지컬 AI 실증센터(시뮬레이터 플랫폼)를 구축해 인천 기업들이 피지컬 AI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대표 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업 수요조사, 진단, 컨설팅 등을 차근차근 진행해 인천의 피지컬 AI 도입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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