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29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29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단식농성에서 돌아온 장동혁 대표가 복귀 일성으로 꺼내든 카드가 ‘통합’이나 ‘비전’이 아닌 ‘제거’였다는 점은 정치력 빈곤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한국 정당사에서 보기 드문 자해적 숙청으로 기록될 것이다. 당권파는 이번 조치를 ‘당 기강 확립’과 ‘불확실성 제거’라고 강변할지 모르나, 중도층과 상식적 보수층에게는 지방선거라는 항해를 앞두고 스스로 배의 밑바닥에 구멍을 낸 자멸 정치에 가깝다.

장동혁 지도부가 내세운 제명 명분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와 그에 따른 당무 방해다. 그러나 징계의 수위와 절차를 되짚어보면, 사실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게시판 댓글이 보수 1당의 전직 대표를 영구 퇴출할 만큼의 중죄였는지 의문이 남는다. 오히려 지방선거 공천권과 당권을 놓고 당내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권력 정치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한동훈 제명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의 절반 정도가 찬성했을 뿐, 중도층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더 높았다. 장동혁 지도부가 당권 유지와 집안 단속을 위해 국민의 지지나 지방선거의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평론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제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가혹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당권파와 한동훈파의 극단적 분열은 보수 표심을 갈라놓을 것이고, 수도권 출마자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한동훈을 제명한 국민의힘의 다음 행보는 지방선거를 위한 당명 개정이나 인물 영입으로 쇄신과 변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전 대표 제명 과정에서 보여준 당 윤리위원회와 지도부의 전체주의적 발상으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당명 개정으로 진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고, 인재 영입이 순조로울지 장담할 수 없다.

대의민주주의는 정당들의 견제와 타협으로 유지되는 제도다. 장동혁 지도부의 자멸적인 뺄셈정치에 대해 언론은 민주적인 상식에 근거해 간단 없이 경고하고 자중을 당부했다. 국민의힘이 비상계엄과 탄핵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로 태어나야 한국의 대의민주주의 제도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동혁 지도부는 결국 뺄셈정치를 결행했다. 이로써 스스로 왜소해지고 남루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시대역행적 정치행태는 국민의 상식적인 정치 감수성과 완전히 어긋난다. 그 결과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 국민은 지방선거 결과로 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