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구치소에서 50대 재소자가 입소한지 8일 만에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재소자 4명에게 집단 구타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해 외부 종합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은 사실이 본보 단독보도로 알려졌다.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국가 교정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부실한 관리로 폭행 등 다양한 재소자 범죄들이 빈발해 결국 재소자 인권침해가 만연한 현실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그렇더라도 수원구치소 내 재소자 집단폭행 사건이 특별한 것은 법무부의 교정시설 내 폭력방지 제도 시행 직후 발생한 점이다. 지난해 9월 부산구치소에서 같은 방 재소자들의 집단폭행으로 한 재소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법무부는 같은 해 12월 10일부터 폭행피해 우려자와 가해 우려자를 분리 수용하고 폭행 신고 재소자에게 보상하는 제도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일 만에 수원구치소에서 똑같은 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수원구치소는 부상당한 피해자를 발견해 분리 및 의료조치를 취해 극단적인 상황을 모면했을 뿐이다.
수원구치소가 피해 재소자 보호자에게 수백만원의 치료비를 청구한 대목도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긴다. 구치소는 수용자 의료관리지침 16조에 따라 진료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었다. 재소자 관리에 실패해 발생한 피해인 만큼 피해 복구 책임도 구치소가 져야 맞다. 그런데 수원구치소는 보호자에게 진료비를 직접 내고 가해자에게 구상하라 안내했다고 한다. 피해자 측이 반발하자 뒤늦게 지침대로 하겠단다. 지침대로 이행하면 구치소가 행정상, 예산상 골치 아픈 현실이 있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로 짐작된다.
결국 법무부의 대책은 현재의 교정시설 현상에 비추어 효력이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교정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밀수용과 관리부실을 그대로 둔 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대책을 내놓아봐야 백약이 무효라는 얘기다. 피해자 측에 진료비 문제 직접 해결을 종용한 수원구치소의 사후 수습행태는 교정행정의 법정집행을 가로막는 현실과 행정편의주의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법무부의 근본적인 대책 부재와 교정기관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현장행정으로 교정시설 내 범죄가 고질이 됐다. 재소자 간 범죄를 방지할 기본적인 관리·보호 업무마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범죄자 교정과 재소자 인권과 같은 고상한 목표는 공염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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