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남겨진 사람들: 재난은 끝나지 않았다’의 연재가 끝났다. 한달 넘게 이어온 취재가 끝나면 보통 속이 후련해야 하는데, 이번엔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만난 피해자들의 재난은 여전히 끝을 알 수 없어서다.
제목을 은유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본 현실을 직관적으로 드러내야 독자를 이해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사도 그런 의도로 작성됐다. 과장하지 않았다.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풀어내도 충분했다. 현실이 비극적이기 때문이다.
기획은 일본의 재해관련사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북지역 산불을 계기로 국내에 조금씩 알려진 개념이다. 자연재해로 지금 당장 피해를 보지 않더라도 차후에 재해가 원인이 돼 피해가 발생한다면 국가와 사회가 이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혹자는 지진 등 일본이 겪는 자연재해와 우리가 겪는 재해를 비교할 수 있느냐 물을 수 있겠다. 새발의 피는 맞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기후변화로 인한 최근의 자연재해는 피해를 예상할 수 없고, 피해의 정도도 예측되지 않기에 단정지어 우리의 피해가 작다고 말할 수도 없다.
특히 후일에 겪는 피해양상은 결국 비슷하다. 일본의 지진 피해는 워낙 파괴적인 규모라 예전의 일상을 되찾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우리는 일상 회복을 위한 구제책이나 지원시스템이 전무해서 복귀가 어렵다. 전자가 초자연 앞의 무력함이라면, 후자는 안일한 인식에서 비롯된 ‘인재’다.
여름의 폭우가 겨울이 돼도 그치지 않고 겨울의 폭설이 다음 겨울이 와도 녹지 않는다. 취재하며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사라진 예쁜 꽃밭보다 꽃밭을 키운 피해자의 표정과 마음이었다. 한겨울 갈 곳 잃은 처지임에도 자신의 불운과 무지(無知)를 탓하며 미안해하던 중년 부부의 얼굴. 한순간에 재기할 땅마저 뺏긴 후 “이제 다 끝났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던 노부부의 절망. 재난은 정말 끝나지 않았다.
/공지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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