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정부 일방통행 행정 멈춰야”

시의원들도 잇따라 성명·비판 올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비판 글 쇄도

정부가 9천8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지로 발표한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일대 모습. 2026.1.2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정부가 9천8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지로 발표한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일대 모습. 2026.1.2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정부가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일대에 1만 세대 가까운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한 후 과천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그동안 지식정보타운과 과천과천지구, 주암지구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진통을 겪어온 시민들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주택공급 대책에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31일 과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과천시 주암동 일원 과천 경마장 및 국군방첩사령부를 이전하고 143만㎡ 규모의 부지에 9천8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부지 면적과 공급 주택수에서 과천지식정보타운(135만㎡, 8천160세대)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과천시와 시의회 의원들이 강한 반발 입장을 내놓았고,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정부와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과천시는 30일 오후 정부 발표에 대한 강한 유감 표시와 함께 정부의 일방 통행식 행정을 멈추라는 요구를 담은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시는 “현재 과천은 이미 행정적·물리적 수용 한계를 넘어선 상황으로, 추가적인 대규모 주택 개발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교통 등 기반시설 확충 계획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택지 지정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는 특히 최근 심각한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교통 문제를 일방적인 택지 지정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지식정보타운을 관통하는 과천대로에 많은 차량들이 지나는 모습. 과천대로는 우회도로 일부 개통 이후 교통난이 완화되기는 했으나, 출퇴근 시간 등에는 여전히 많은 차량들로 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다. /경인일보DB
지식정보타운을 관통하는 과천대로에 많은 차량들이 지나는 모습. 과천대로는 우회도로 일부 개통 이후 교통난이 완화되기는 했으나, 출퇴근 시간 등에는 여전히 많은 차량들로 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다. /경인일보DB

시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사업에 따른 인구 및 입주 기업 증가로 교통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과천과천지구와 과천주암지구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교통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러한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개발이 이뤄질 경우, 교통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도시 기능 전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도시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수용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시는 아울러 “상수도와 하수처리시설, 소각시설 등 필수 기반시설도 이미 한계를 초과했다”면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이전과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발생하는 막대한 재정 부담 또한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공식입장에서 “과천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시민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의 실질적인 협의와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해당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과천시의회도 시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지역 국회의원의 입장에 반박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과천시의회. /과천시의회 제공
과천시의회. /과천시의회 제공

우윤화 의원은 정부 발표 직후인 29일 저녁 긴급 성명을 통해 “과천시와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추진된,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물량 중심의 주택 공급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 의원은 특히 “매번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 논의 지역으로 정부청사 유휴지를 볼모 삼고, 이를 뺏지 않겠다는 빌미로 경마장 이전을 추진하여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과천이 감내한 희생을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웅 의원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소영 국회의원이 지난 29일 정부 발표 직후 내놓은 입장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과천 시민들의 의견은 전면철회와 결사반대이다. 의원님도 신속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요구했다.

하영주 의장은 “시민들의 요구와 시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의회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원포인트 의회를 여는 것을 비롯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과천시 공식 인터넷 소통 카페 ‘과천시 또바기’를 비롯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부 계획에 대한 비판과 반발 글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정부 발표에 대해 반대 없이 오히려 시민들을 설득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한 지역구 국회의원에 비판 글들이 이어지고 있고, 경마장을 경기도에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경기도까지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대규모 집회를 통해 정부의 청사 유휴부지 개발 계획을 철회시켰던 지난 2021년을 상기시키며 집단 대응에 나설 필요를 제기하기도 했다.

과천/박상일·이석철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