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위수탁 종료 7천여만원 ‘미지급’

기사들 “대출로 버텨” 생활고 호소

대리점측 “휴무일 용차 비용 공제”

도내 대리점들 ‘수수료 갈등’ 잦아

“후진국 관행… 제도적 보완 시급”

CJ대한통운의 한 택배대리점에서 수천만원 규모의 수수료를 체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택배기사가 택배 박스를 옮기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CJ대한통운의 한 택배대리점에서 수천만원 규모의 수수료를 체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택배기사가 택배 박스를 옮기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CJ대한통운의 한 택배대리점에서 수천만원 규모의 수수료를 체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또 다른 대리점에서도 수수료를 부당 공제하는 등 수년째 관련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원청인 CJ대한통운 차원의 철저한 관리와 대책이 요구된다.

1일 피해 택배기사 등에 따르면 경기도 내 CJ대한통운의 한 대리점을 운영해 온 A사는 지난해 9월 CJ대한통운과 위·수탁 계약을 종료하는 과정에서 택배기사 7명에게 두 달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체불액은 집화수수료 약 1천20만원과 배송수수료 약 6천410만원으로 총 7천440여만원에 달한다. 기사 1인당 740여만원부터 1천430여만원까지 체불당한 것이다.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기사에게 수수료는 매달 지급받는 사실상 ‘임금’에 해당한다. 이번 수수료 체불로 기사들은 정기적으로 받아야 할 임금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민·형사상 소송 비용까지 떠안게 됐다. 택배기사 김모씨는 “생활이 막막해져 부모님에게 1천만원을 빌렸지만, 부모님 역시 지인에게 돈을 빌린 상황이었다”며 “예술고 진학을 꿈꾸던 아들도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것을 보고 학원을 그만두는 등 꿈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로서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일부 기사들은 갑작스러운 생활고를 견디기 위해 1천만~2천만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기사들이 주 6일 근무 조건으로 계약했음에도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주 5일 근무를 했고, 이 과정에서 급히 용차를 투입하며 기존 수수료보다 많은 경비가 발생했다”며 “기사들의 휴무일이 40일을 넘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두 달 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용차 사용으로 발생한 구체적인 경비 내역은 소송 과정에서 소명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택배노조 측은 주 5일 근무는 단체협약 체결로 합의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해 주 5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합의했고, 연합회에 가입한 대리점 소장 역시 이에 동의해 두 달치 휴무 계획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근무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사들은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쉰다는 건 임금 삭감을 감수하는 것이고, 물량이 부족할 경우엔 주 6일 근무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에도 도내 또 다른 대리점에서 수년간 택배기사 수수료를 부당 공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택배노조 측은 “해당 대리점은 기사 13명을 상대로 송장비를 건당 10원에서 30원으로 부풀려 부과하고 모임비 명목으로 매월 3만원을 강제 공제하는가 하면 분류작업 강요 및 분류비를 미지급했다”면서 “택배기사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교섭을 요청했지만, 대리점 측은 곧바로 운영 포기를 선언하고 협상 자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 윤종오(울산북구) 진보당 국회의원과 전국택배노동조합 경기지부는 같은 해 8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 체불, 중간 착취 같은 후진국형 관행이 택배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제도적·행정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