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벽이 되지 않는 세상” 존엄한 삶 노력할 것

엔지니어 은퇴… 10년간 자립활동 전념

콜택시·저상버스 도입 불구 이용 장벽

사회 기반시설·인식 변화 중요성 강조

김정태 용인시장애인자림생활센터장이 경인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오수진 기자 nuri@kyeongin.com
김정태 용인시장애인자림생활센터장이 경인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오수진 기자 nuri@kyeongin.com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장애인이 느끼는 변화는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김정태 용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방위산업체에서 28년간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한 뒤 10년간 장애인 자립 활동에 전념해왔다. 센터장으로는 6년째 활동하고 있다.

네 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이후 지체장애인으로 살아온 김 센터장은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사회 기반시설의 개선과 함께 비장애인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 당사자들이 여전히 ‘세상에 나를 맞춰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계단이 있으면 경사로를 찾아 돌아가야 하고, 장애인 화장실이 없으면 이용을 미루거나 참아야 한다. 식당 입구에 턱이 있으면 발길을 돌려야 하고, 버스 이용이 어려워 외출이 쉽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센터장은 이런 상황이 장애인에게는 기본적인 일상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장애인들은 가는 곳만 간다. 유럽에선 갈 수 없는 곳만 기억하면 되지만, 우리나라는 갈 수 있는 곳을 기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밖으로 나오면 이동하는 게 힘드니까 외부로 나오지 않는 일이 반복된다. 장애인 콜택시도 있고, 장애인 저상 버스도 도입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저상버스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는 승객이 많아 탑승을 시도하기조차 어렵고, 버스가 인도 가까이 정차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이용에 불편이 따른다. 장애인 콜택시 역시 대기 시간이 길어 이동 수단으로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동 과정에서 마주하는 시선도 부담이다. 그는 “버스나 전철, 공공시설에서 다른 사람들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괜히 눈치를 보게 된다”며 “특히 바쁜 시간대에 이동할 때 일부 비장애인들이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아쉬워했다.

김 센터장은 사회 여건이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장애인들이 체감하는 변화의 폭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짚었다. 그는 “비장애인들이 체감하는 개선 정도가 95라면, 장애인이 느끼는 변화는 50에도 못 미친다”며 “적어도 80정도는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함께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센터장은 모든 장애인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바라고 있다. 그는 “도전하고 성취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장애인도 많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구조는 비장애인의 도움에 기대는 형태”라며 “언젠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각자가 살아가는 지역에서 존엄을 지키며 삶을 마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